◇깨달음에 이르는 길/총카파 지음·청전 옮김/1008쪽·4만3000원·지영사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유일한 비(非)티베트인 스님 제자로 인도 다람살라에서 18년째 수행 중인 우리나라 청전(淸典·53) 스님이 티베트 불교의 정수를 담은 책 ‘람림’을 번역했다. 청전 스님은 “달라이 라마에게서 이 책에 대한 강의를 듣던 2001년에 불교 신자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고 판단해 5년 동안의 번역 작업 끝에 책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티베트 불교의 중흥조인 총카파(1357∼1419) 스님의 저서인 이 책은 부처님의 말씀을 인용해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단계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즉 △가르침의 예비 수행 △스승이 제자들을 이끄는 단계 △하사부, 중사부, 상사부를 위한 수행 단계 △상사도 단계에서의 지(止), 관(觀) 수행법 등 각 단계의 수행을 통해 법과 영적 스승에게 귀의함으로써 누구에게나 필연적인 죽음, 인과법칙, 그리고 수많은 고통을 뛰어넘어 사랑과 열정을 바탕에 둔 이타의 보리심(菩提心)을 얻을 수 있게 안내한다. 나아가 궁극적 진리인, 자기도 없고 남도 없는 공(空)의 지혜를 깨닫게 해 준다.
티베트 불교의 독특한 밀교 수행을 준비하는 단계를 소개하기도 하지만 누구에게나 필요한 대중적인 가르침을 주로 싣고 있다.
달라이 라마는 서문에서 “공성(空性)과 보리심의 계발이 우리 수행의 주된 목적이고, 이 두 마음을 터득할수록 우리의 평화감과 행복감은 커질 것”이라며 이 책은 그 길을 보여 준다고 소개하고 있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