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를 상대로 금품을 빼앗거나 아파트 재개발 공사와 관련된 이권에 개입해 온 서울 서남부 지역의 최대 폭력조직 조직원들이 검찰과 경찰에 적발됐다.
검찰은 이들이 중고교 폭력서클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조직폭력사범 전담 서울지역 검경 합동수사부는 18일 폭력조직 ‘이글스파’ 두목 김모(43) 씨와 행동대장 임모(40) 씨 등 31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부두목 이모(39) 씨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행동대원 김모(36) 씨 등 24명을 지명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 등은 관악구 신림동 일대 등 서울 서남부 지역 유흥가를 장악한 뒤 1999년부터 유흥주점과 퇴폐 이발소, 나이트클럽 등에 조직원을 영업부장 등으로 취직시켜 업소에서 매달 200만∼300만 원씩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이 지역 유흥업소를 드나들며 마신 공짜 술값만 1억8000만 원에 이른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들은 또 2001년부터 수도권 일대 아파트 재개발 공사 현장 등을 찾아다니며 각종 이권을 챙기기 위해 공사를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특히 인근 중고교 ‘일진회원’들이 졸업하거나 학교를 그만두면 신입 조직원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조직원을 충원해 왔으며 한번에 100∼150명을 즉시 동원할 수 있는 결집력을 갖췄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이글스파가 1978년 모 상고에 재학 중이던 학생 12명이 모여 만든 학내 폭력서클이 모태가 돼 조직됐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중고교 폭력서클이 폭력조직으로 바뀌는 것을 보여 준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