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와이즈자산운용의 ‘히어로 생로병사’ 펀드 운용팀. 왼쪽부터 조영현 사장, 심재덕 자산운용본부장, 정두선 이사, 김상우 주식운용팀장, 박용성 차장. 김미옥 기자
《증시에서 테마주 열풍이 부는 때가 있다. 올해는 제약업종의 수익률이 두드러졌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의약품 매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참살이(웰빙)의 생활화로 식품 등 건강 관련 종목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현대와이즈자산운용의 ‘히어로 생로병사’ 펀드는 제약 식품 등 건강 관련 테마주에 집중 투자하는 스타일 펀드. 올해 7월 설정된 이후 5개월 만에 32.5%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 시장 변화에 한발 빨리 대응
히어로 생로병사 펀드의 기본 운용 방침은 자산의 50% 이상을 제약 바이오 음식료 건설 등 건강과 참살이 관련주에 투자하는 것이다.
펀드 운용을 총괄하는 조영현 사장은 태동기(胎動期)를 막 지나고 있는 국내 바이오산업과 고령화의 수혜주로 꼽히는 제약업종에 기대를 걸고 있다.
펀드 설정 이후 올린 수익의 대부분도 편입 비중을 높인 제약과 바이오에서 나왔다.
조 사장은 “최근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의 줄기세포 연구 논란으로 타격을 입었지만 바이오와 제약은 세계 시장에서 유망한 차세대 산업”이라고 말했다.
“많은 기업 가운데 극히 일부만 세계적인 업체로 성장할 겁니다. 그것을 찾아내는 것이 운용사의 임무죠. 우선 의사 등 전문가 집단의 조언을 참고해 2년 이상 투자할 기업을 선별합니다. 2년 후에 다시 선별하면 일부만 남을 겁니다.”
줄기세포 논란으로 제약과 바이오 주가가 크게 떨어지기 전에 히어로 생로병사 펀드는 이들 업종의 편입 비중을 하향 조정했다.
조 사장은 “쉬어갈 때가 올 것으로 보고 실적 전망이 탄탄한 대표 종목들만 남기고 일찌감치 잔가지를 쳤다”며 “하나의 스타일로 분류되는 종목들을 집중 관찰하기 때문에 시장 변화에 언제나 한 박자 빨리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체 바이오산업을 보면 이번 논란은 성장 과정의 하나”라며 “우량 종목들도 덩달아 떨어져 오히려 선별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유연한 운용으로 위험 줄인다
투자 비중을 미리 조정한 덕분에 피해를 최소화했지만 최근 상황은 이 펀드의 약점도 잘 보여 준다.
스타일 펀드의 특성상 테마주가 시장에서 ‘죽을 쑤면’ 수익이 나빠질 위험이 크다. 그래서 이 펀드는 투자 대상을 고를 때 당장의 수익성이 아닌 향후 성장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조 사장은 “무작정 장기 투자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정한 성적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투자자가 져야 할 위험이 일반 펀드보다 높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 주가가 꾸준히 오를 업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운용의 대원칙입니다. 그러나 경기에 민감한 종목을 무조건 배제하지는 않습니다. 편입 비중을 최소화하되 시장 상황에 따라 저점 매입과 고점 매도로 수익률을 유지합니다.”
제약과 바이오주의 상승 랠리가 끝난 현 시점에서 이 펀드의 투자 종목 비중을 보면 운용의 유연성이 어느 정도 드러난다.
조 사장은 “선진국에서 보편화된 스타일 펀드는 주식형과 채권형 외에 다른 선택이 어려운 국내 펀드시장의 다양성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며 “앞으로 ‘노후’ 등 장기적 성장 가능성이 큰 스타일 펀드를 계속 만들어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