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된 투자 수단으로 알려져 인기를 끌었던 주가연계증권(ELS)의 가입률이 떨어지고 있다.
ELS는 자산 대부분을 채권에 투자하고 일부를 주식과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만기는 보통 2, 3년이다. 요즘에는 만기 전에도 6개월마다 목표 주가를 달성하면 원금과 일정 금리를 조기 상환하는 상품이 많다.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지만 실적 배당형 상품이므로 원금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그런데 재정경제부가 2003년 발표한 부동산대책 설명 자료에 ‘주가지수가 하락하더라도 원금은 반드시 돌려주는 상품’이라는 설명이 있어 오해가 생기기도 했다.
예를 들어 한 증권사의 3년 만기 조기 상환형 ELS의 경우 가입 6개월 후 코스피200 지수가 가입 당시보다 올랐으면 연 10% 정도의 수익과 함께 조기 상환된다. 조기 상환 요건이 충족되지 않더라도 만기까지 지수가 30% 이상 하락한 적이 없으면 원금을 보장한다.
그러나 주가가 3년 동안 단 한 번이라도 30% 이상 하락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주가 예측은 신(神)의 영역’이라는 금언이 있는 증시에서 30%의 여유가 안전하다고 볼 수만은 없다.
증시가 활황을 보이고 있어 요즘 출시되는 상품 대부분은 주가가 오르면 수익이 발생하도록 설계돼 있다. 반대로 주가가 떨어졌을 경우 이익이 나도록 설계된 상품도 있다. 지수가 특정 범위까지 오르거나 내릴 때 모두 수익이 나는 양방향 ELS도 있다.
최근 원금 손실이 발생한 ELS들은 대부분 지수가 부진했던 지난해에 장기 하락장을 예상해 설계된 상품들. 상승장에서 이익을 내는 ELS 신상품의 판매율이 이달 들어 떨어진 것은 주가가 계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따라서 위험을 줄이려면 ELS도 여러 가지 성격의 상품에 분산 투자해야 한다. 안정성을 중시한다면 수익률이 낮더라도 원금을 잃을 위험을 최소화한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투자자를 안심시키는 광고 문구에 현혹되지 말고 꼼꼼히 원금 손실 조건을 따져야 한다.
가입 때는 반드시 만기까지의 주가 전망을 살펴본다. 가입하려는 상품과 연계돼 있는 종목 또는 지수가 어떤 성격인지도 알아봐야 한다. 주가지수에 연계된 상품인 경우 가입 시점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연 수익률’의 의미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연 10% 수익률’을 내건 ELS에 가입했다가 6개월 만에 조기 상환했다면 5%의 이자가 지급된다. 환매 조건과 수수료가 어느 정도인지도 가입 전에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