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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행시 수석 여성 독차지…합격률 각각 32%-38%

입력 | 2005-12-23 03:04:00


올해 사법시험과 행정고시에서 여성이 나란히 수석 합격하는 등 ‘여풍(女風)’이 거세다.

▽사시 여성 합격자 사상 최다=22일 법무부의 제47회 사법시험 최종합격자 발표에 따르면 올해 최종합격자 1001명 가운데 여성은 323명(32.3%)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여성 최종합격자 246명(24.4%)에 비해 7.9%포인트 늘어났다.

최고 득점은 최은경(崔銀璟·25·서울대 영문과 4학년) 씨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성이 수석 합격했다. 최고령 합격자도 여성인 김다숙(金多淑·45·서울대 가정관리학과 졸업) 씨가 차지했다.

올해 행정고시에서도 행정·공안직 최종합격자 216명 가운데 여성이 95명(44.0%)을 차지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이 분야의 여성 합격자 비율은 38.4%였다.

행정고시 행정·공안직에서 수석은 조승아(曺承我·23·서울 관악구 봉천4동) 씨가 차지했다.

올해 행정고시 전체 합격자 287명 가운데 여성은 109명으로 37.8%를 기록했다.

교육행정 부문의 경우 최종합격자 9명 가운데 여성이 5명으로 55.6%를 기록했고, 국제통상 부문에서도 최종합격자 14명 가운데 여성이 7명으로 50.0%를 차지했다.

한편 올해 사법시험 최연소 합격자는 오대석(吳大錫·21·서울대 경영학과 3학년) 씨와 전용수(田勇洙·21·성균관대 법학과 3학년) 씨였다. 이들은 생년월일이 같다.

사법시험 합격자 가운데 법학 전공자는 722명이고 비전공자는 279명이다. 합격자 평균 연령은 28.6세로 지난해(28.7세)와 비슷했다.

▽여성 수석 합격자=올해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한 최 씨는 여성이면서 비법학 전공자여서 주목을 끌었다.

2000년 서울대 영문과에 입학한 최 씨는 2002년 법학과 수업을 듣는 과정에서 법 과목에 흥미를 느낀 것이 계기가 돼 법조인이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최 씨는 “법조인이 적성에 가장 잘 맞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 씨는 “수석을 하게 된 비법은 없으며 시간 관리를 철저히 하고 매일 계획을 세워 꾸준히 공부한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행정고시에서 수석을 차지한 조 씨는 “남을 직접적으로 도울 수 있는 보건복지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 씨는 “공직은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다는 점과 남녀평등이 다른 분야보다 훨씬 잘 돼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며 “시험을 잘 치르지 못했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 수석 합격 소식을 접하니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조 씨의 아버지 조규선(曺圭善·50) 씨도 대전세무서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이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하종대 기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