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람이 매서워지면서 모피를 입은 20, 30대 여성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모피는 따뜻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자칫하면 ‘아줌마 스타일’이 되기 십상이다. 배우 장진영의 스타일리스트인 양희숙 씨는 “모피의 색상이나 기장보다 라인이 중요하다”며 “모피 자체의 부피감이 크기 때문에 퍼지는 A라인보다 곧게 떨어지는 H라인이 더 젊어 보인다”고 말했다. 젊은 여성들이 정장과 함께 모피를 입으면 나이 들어 보이므로 모피 안에 청바지나 원피스를 입고 레깅스나 부츠로 레이어드 룩을 연출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다.》
○ 모피 안에 레이어드 룩
털이 짧아 코트와 비슷한 느낌의 모피를 선택하면 부담스럽지 않다. 모델이 입은 에트로의 레드 컬러 체크무늬 모피는 소매와 칼라 부분은 새끼 양털인 아스트라한, 나머지는 토끼털의 일종으로 만들었다. 아스트라한은 올해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소재로 가볍고 따뜻하지만 비싼 편이다.
모피 안에도 정돈된 듯한 느낌보다 레이어드 룩으로, 비대칭의 패턴으로 이뤄진 슬리브리스에 카디건을 걸치고 하늘하늘한 시폰 스커트를 입었다.
이런 코트에는 청바지를 입어도 좋다. 평범한 화이트 티셔츠에 청바지, 코트를 입은 뒤 프린트가 있는 얇은 머플러나 스카프를 두르면 감각적으로 보인다. 부피감이 큰 모피에 두꺼운 머플러는 어울리지 않는다.
코트=에트로, 스커트=다이안 본 퍼스텐버그, 부츠=타임, 가방=키이스, 구슬 목걸이=오브제, 민소매 톱=구호 컬렉션, 카디건=아르마니 익스체인지
○ 모피 머플러로 포인트
모피 코트가 부담스러우면 모피를 이용한 다른 아이템에 눈을 돌려 보자. 모델은 레깅스에 카디건을 입은 뒤 흔히 무스탕이라 불리는 무톤 재킷에 토끼털 머플러를 걸쳤다. 형광빛이 도는 연두색이 튀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준다.
모피 머플러의 경우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토끼털은 1만∼3만 원에, 밍크도 10만 원대면 살 수 있다. 숄도 많지만 20, 30대에겐 머플러가 낫다. 겨울 겉옷이 대부분 어두운 색인 점을 고려해 밝은 색상을 고르면 스타일 포인트가 된다.
머플러 외에도 모피 장식이 있는 가방 모자 부츠 등이 있다. 전체 스타일에서 모피 아이템은 한 가지만 해야 한다. 모피 모자에 모피 머플러를 두르고 모피 가방을 든다면 최악의 옷차림.
무톤 재킷=노승은, 토끼털 머플러=에트로, 카디건=마쥬, 레깅스=매긴 나잇 브릿지, 뱀피 부츠=최정인, 귀고리 시계 반지=타테오시안, 뱅글=에트로
○ 호피 무늬 재킷에 벨트
긴 모피는 나이가 들어 보이기 쉽다. 올해 유행인 호피 무늬도 멋있으나 나이가 들어 보인다. 모델이 입은 줄리아나 테소의 긴 호피 무늬 코트를 젊은 감각으로 소화하기 위해 추가한 아이템은 청바지와 벨트.
몸에 꼭 맞다가 아래로 내려오면서 살짝 퍼지는 부츠컷 청바지를 입고 코트 위에 벨트를 매 잘록한 허리를 강조했다. 원피스 코트 카디건 등 모든 아이템에 벨트를 매는 것이 최근의 트렌드. 모피는 품이 넉넉한 편인데 헐렁한 느낌을 그대로 살리면서 허리만 잡아 줘도 젊어 보인다. 벨트는 골반에 걸치는 것보다 허리에 매는 게 적합하다.
호피 무늬처럼 프린트가 강한 겉옷을 입을 때는 액세서리의 색상은 한 가지로 하는 게 정돈돼 보인다.
호피무늬 모피=줄리아나 테소, 청바지=에디하디, 벨트=오브제
글=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사진=변영욱 기자 c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