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터에 하트 모양이 새겨진 대만산 ‘520’ 담배. 동아일보 자료 사진
정성이 담긴 선물은 받는 이를 감동시킨다. 그런데 ‘엉뚱한’ 선물은 황당함 속에서도 즐거움을 선사한다.
미국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다승왕(20승 12패)에 오른 로이 오스월트(28·휴스턴)는 최근 구단주에게서 불도저를 선물 받았다. 자그마치 23만 달러(약 2억3400만 원)짜리.
웬 불도저일까? 구단주는 10월 20일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을 앞두고 선발 오스월트에게 “승리투수가 되면 불도저를 사 주겠다”고 공언했다. 그가 승리를 챙겨 휴스턴이 창단 후 43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처음 오르자 두 달 후 약속을 지킨 것. 다행히 오스월트는 고향에 40에이커(약 4만9000평)의 땅을 가지고 있어 불도저를 그냥 놀리지는 않을 듯.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크푸르트에서 활약하고 있는 차두리(25)는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미모의 여성 팬에게서 대만산 ‘520’ 담배를 선물 받았다. 물론 ‘담배 많이 피우라’는 뜻은 아닐 터. ‘520’은 발음이 중국어의 사랑한다는 뜻인 ‘워아이니(我愛니)’와 유사한 데다 필터 부분에 하트 모양까지 그려져 있어 중국과 대만에서 애정 표현의 선물로 자주 쓰인다고.
한 여자프로농구 선수는 햄스터를 받고 화들짝 놀랐다. 털 있는 짐승은 강아지도 무서워하기 때문이다. 햄스터와 함께 온 카드의 문구를 보고서야 이유를 알았다. 햄스터가 다산(多産)의 상징이라나? 득점을 많이 해달라는 의미였던 것이다.
전 창 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