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가 상승세를 보일 때마다 거론되던 한국판 ‘니프티 피프티(nifty fifty)’ 전망이 다시 나오고 있다.
‘멋진 50’이라는 뜻의 이 용어는 미국 기관투자가가 선호하는 50개 종목을 일컫는다. 1969∼73년 미국 증시에서 IBM 코카콜라 등 기관이 보유한 종목의 수익률이 시장 평균치를 훨씬 웃돌면서 생긴 말이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이 말이 다시 떠도는 것은 대세 상승장이면서도 주가가 오르는 종목 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 ‘황우석 쇼크’로 바이오 등 중소형주는 약세인 반면 정보기술(IT) 자동차 금융 등 대형주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도 투자 대상을 기관이 선호하는 대형주 중심으로 좁히라고 권하는 분위기다. 펀드 규모가 커지면서 기관의 매수가 대형주에 더 집중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투자 위험이 적고 안정성이 높다는 이유로 인기를 모았던 니프티 피프티 우량주도 크게 하락한 경험이 있다. 1970년대 초 매수가 몰려 거품이 일었다가 1973∼75년 오일쇼크의 영향으로 주가가 크게 떨어진 것.
이때 높은 배당수익과 주가 상승을 기대했다가 손해를 본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는 ‘내스티(nasty·지저분한) 피프티’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