鹵는 금문에서부터 등장하는데 소금을 정제하는 모습을 그려, 안쪽의 r는 巖鹽(암염·돌소금)과 같은 소금의 원재료를 바깥쪽은 포대를 형상화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 중국의 간화자에서는 r를 s로 줄여 t로 만들었다. 이후 소금물에서 소금이 만들어짐을 강조하여 水(물 수)를 더한 (노,로)(소금밭 로)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설문해자’에서는 鹵를 두고 ‘西(서녘 서)의 생략된 모습을 그렸고 (중간의 r는) 소금을 그렸다’고 했는데, 西가 새의 둥지처럼 얽은 대광주리를 지칭함을 고려한다면 이는 소금 호수나 웅덩이에서 퍼낸 소금물을 대광주리에 담아 불순물을 제거하고, 다시 불에 끓여 만들어 내는 중국 전통의 소금 제조 방법(再製鹽·재제염)을 염두에 둔 해석이라 생각된다.
‘설문해자’에 의하면 그 당시 이미 安定(안정·지금의 감숙성에 있는 지명)이라는 곳에 소금을 생산하는 鹵縣(노현)이 있었고, 산서 성 서남부의 中條山(중조산) 북쪽 기슭에는 길이 51리, 너비 7리, 둘레 116리에 이르는 解池(해지)라는 유명한 소금 호수가 있었다고 한다.
鹽(소금 염)은 鹵에 소리부인 監(볼 감)을 더한 모습인데, 監은 원래 사람(人·인)이 머리를 숙인 채 눈을 크게 뜨고(臣·신, 目에서 변한 글자) 그릇(皿·명) 속을 ‘살피는’ 모습을 그렸다. 그렇게 본다면 鹽에서의 監은 소금 만드는 과정을 감독하고 국가의 전매품이었던 소금의 질과 유통을 감시하는(監) 모습을 그린 것으로 볼 수 있고, 따라서 監은 의미 표현의 기능도 함께하고 있다 하겠다.
鹹(짤 함) 역시 의미부인 鹵와 소리부인 咸(모두 함)으로 구성되었는데, 咸은 다시 戌(개 술)과 口(입 구)로 이루어져 무기(戌)를 들고 적을 공격할 때 다함께 부르짖는 함성(口)을 말했는데, 이후 ‘모두’라는 뜻으로 더 자주 쓰이게 되자 다시 口를 더한 喊(소리 함)을 만들었다. 짠맛은 단맛 쓴맛 신맛 매운맛 등에 비해 모두가 함께 느낄 수 있는 ‘공통’의 맛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게 본다면 鹹에서의 咸도 의미 결정에 관여하는 셈이다.
하 영 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