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가 국내 공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내년 하반기부터 직무급제를 실시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 KOTRA에서는 모든 직위가 공모(公募)형 경쟁 체제로 바뀐다.
KOTRA 관계자는 29일 “내년 하반기부터 직무급제를 도입하기 위해 최근 타당성 검토 작업을 마쳤다”며 “직원들의 전체 의견을 수렴한 뒤 내년 1월 중 민간 전문기관에 제도 설계에 관한 외부 용역을 맡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직무급제는 개별 업무에 가치를 부여해 직원 개개인의 업무 기여도와 성과에 따라 기본급 수준을 정하는 제도. 국내에서는 CJ 삼양사 태평양 오리온 등 일부 사기업이 실시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직무급제를 도입하면 호봉에 따라 저절로 승진이 되는 현행 인사제도에서의 심각한 인사 적체 현상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OTRA가 실시할 직무급제는 내년 7월로 예정된 정부의 고위공무원단 제도와 유사하다. 고위공무원단 제도는 3급 이상 고위공무원의 직급을 없애고 같은 호봉의 공무원이라도 업무의 중요성과 난이도에 따라 임금이 달라진다.
KOTRA는 고위공무원단 제도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직무급제를 700여 명의 모든 정규직에 적용해 누구나 능력에 따라 업무를 경쟁 지원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75개국 105곳에 해외무역관을 두고 있는 조직의 특수성을 고려해 본사와 해외무역관의 업무성과는 따로 평가할 계획이다.
한편 노조 등 조직 내부에서는 직무급제가 시행될 경우 사기업과 달리 인사권자의 인사권이 지나치게 비대해지거나 실적 과시형 업무수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