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투자의욕을 살려 미래 성장 동력을 확충해야 한다.”
병술년 새해를 맞아 본보가 각 분야 경제전문가 100명을 상대로 실시한 ‘2006년 한국 경제 전망 및 과제’ 설문조사 결과에 담긴 메시지는 이렇게 요약된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낮았다.
이번 조사결과 나타난 △경제 전망 △정책 평가 △기업 환경 및 소비자 체감경기 등을 부문별로 점검한다.
○ 절반 이상이 4%대 후반 성장 예상
조사대상 전문가의 절반이 넘는 53명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4%대 후반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예상(3.8∼3.9%)보다는 다소 높지만 ‘5.0% 수준 성장’이라는 정부 전망보다는 조금 낮은 수준이다.
경기가 본격 회복되는 시기로는 ‘올해 하반기(7∼12월)’라는 응답이 43명으로 가장 많았다. ‘올해 상반기(1∼6월)’는 32명이었으며 ‘2007년 이후’라는 응답은 20명이었다.
‘8·31 부동산 종합대책’이 본격 시행되는 올해 전국 집값 동향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40명은 ‘0∼5% 상승’이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39명은 ‘0∼5% 하락’으로 전망하고 15명은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응답해 전망이 엇갈렸다.
수출은 ‘5∼10%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37명으로 가장 많았다. 2005년 수출증가율(잠정)은 12.2%였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지난해(2.7%)보다 높은 ‘3.0∼3.5% 오를 것’이라는 응답이 50명으로 가장 많았다.
○ 현 정부 경제정책은 62.4점
4년째를 맞는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는 낮았다. 100명이 매긴 평균 점수는 100점 만점에 62.4점으로 수우미양가 기준으로 ‘양’, 대학 학점으로는 ‘D 학점’ 정도다.
현 정부 3년간 ‘잘한 경제정책’을 묻는 질문에 전체 조사대상자의 5분의 1에 가까운 19명은 ‘없다’고 응답했다. 특히 경제 및 경영학 교수와 경제연구소 관계자 중 30.0%는 잘한 정책이 없다고 답했다.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산업계와 금융계 조사대상자의 32.5%와 30.0%는 잘한 정책으로 평가한 데 비해 교수와 연구소 관계자는 3.3%만이 잘한 정책으로 꼽았다.
경제정책과 관련해 가장 잘못한 것으로 꼽힌 ‘성장잠재력 후퇴’(31명)에 대해서는 산업계 관계자 중 25.0%, 금융계의 20%가 가장 잘못했다고 지적한 데 비해 교수와 연구소 관계자는 50.0%나 됐다.
○ 투자와 체감경기는 다소 회복
올해 대기업 경영 전망에 대해서는 ‘지난해보다 조금 좋아질 것’(58명), ‘많이 좋아질 것’(2명) 등 100명 중 60명이 희망적으로 내다봤다.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31명, ‘지난해보다 조금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9명이었다.
중소기업의 올해 경영 전망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41명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보다 조금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37명, ‘지난해보다 조금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20명으로 대기업에 비해서는 비관적인 전망이 많았다.
새해 노사관계와 노동운동의 양상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6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다소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20명으로 ‘다소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12명)에 비해 많아 2006년에도 노사관계가 그리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우세했다.
대기업 및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 35명만을 대상으로 올해 투자계획을 묻는 질문에 57.1%(20명)는 ‘지난해보다 투자를 소폭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또 ‘올해와 비슷’이 31.5%(11명)였고 ‘소폭 축소’와 ‘대폭 확대’가 각각 5.7%(2명)였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反기업 정서 없애야” 해소해야할 최우선 과제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최우선 정책과제가 ‘규제 완화’와 ‘반(反)기업 정서 해소’라는 지적은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다시 한번 입증됐다.
조사 대상 100명 중 절반을 넘는 54명(복수 응답)이 ‘규제 완화’를 꼽은 것은 민간 부문에서 느끼는 ‘규제의 무게’가 여전함을 보여 준다.
분야별로도 산업계에서 40명 중 24명이, 학계와 금융계에서는 각각 30명 중 15명이 규제완화를 우선 꼽았다. 대기업의 수도권 공장 신증설 규제, 출자총액제한제 등 투자 관련 규제가 기업의 경제 활동을 가로막고 나아가 성장 잠재력을 해치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대한상공회의소 이현석(李鉉晳) 조사본부장은 “기업이 토지를 매입해 당국의 허가를 받아 공장을 짓기까지는 숱한 규제의 벽을 뚫어야 한다”면서 “행정수도 이전 등 국가균형발전 대책이 시행된 만큼 수도권에 대한 투자규제는 이제 과감히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기업 정서’의 해소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36명이 꼽아 시급히 해소해야 할 두 번째 핵심 과제로 뽑혔다.
‘사회 양극화 해소의 필요성’(25명)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였지만 ‘사회 안전망 강화’(4명)에 동의하는 응답자는 많지 않았다. 서울대 경제학부 이창용(李昌鏞) 교수는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사회안전망 강화에 의존하기보다는 경제성장이 더 중요하다는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30대 기업 CEO 및 임원(30명)
강창오 포스코 사장
구학서 신세계 사장
금병주 LG상사 사장
김반석 LG화학 사장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
남 용 LG텔레콤 사장
노정익 현대상선 사장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
박세흠 대우건설 사장
박정원 한진해운 사장
배홍규 삼성SDI 상무
성병호 하이닉스 전략기획실 상무
신헌철 SK㈜ 사장
여혁종 에쓰오일 사장
이동휘 삼성물산 재무팀장 전무
이상운 효성 사장
이영득 LG필립스LCD 전략담당 상무
이용도 현대INI스틸 부회장
이종희 대한항공 사장
이지송 현대건설 사장
이태용 대우인터내셔널 사장
정만원 SK네트웍스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조남홍 기아자동차 사장
조영주 KTF 사장
주우식 삼성전자 IR팀 전무
최재국 현대자동차 사장
한규환 현대모비스 부회장
허 성 LG전자 경영관리팀장 상무
▽은행 보험 카드업계 CEO 및 임원(20명)
강권석 기업은행장
강정원 국민은행장
김공진 전국은행연합회 부회장
김종열 하나은행장
김진호 SC제일은행 부행장
김형민 외환은행 부행장
박해춘 LG카드 사장
배정충 삼성생명 사장
신상훈 신한은행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안공혁 손해보험협회장
이기영 LG화재 사장
이윤우 산업은행 부총재
신은철 대한생명 부회장
정병태 비씨카드 사장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최동수 조흥은행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하종선 현대해상 사장
황영기 우리은행장
▽대학 교수(20명)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김영세 연세대 경제학과
김영용 전남대 경제학과
김용하 순천향대 경제금융보험학부
김인철 성균관대 경제학부
남주하 서강대 경제학과
박원암 홍익대 경영학부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부
옥동석 인천대 무역학과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이두원 연세대 경제학과
이윤재 숭실대 경제학과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이창용 서울대 경제학부
전주성 이화여대 경제학과
정광선 중앙대 경영학과
최도성 서울대 경영학과
홍기석 이화여대 경제학과
홍기택 중앙대 경제학부
▽국책 및 민간 경제연구소 대표 및 임원(10면)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
박우규 SK경영경제연구소장
윤우진 한국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
이경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이윤호 LG경제연구원장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
최영기 한국노동연구원장
최용선 한국조세연구원장
최흥식 한국금융연구원장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장
▽증권사 임원(10명)
김영익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박천웅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오성식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승국 BNP파리바증권 사장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임춘수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장승철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전병서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조홍래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경제5단체 임원(5명)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김용구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장
이현석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
조건호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이석영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벤처기업 CEO (5명)
고범규 인티그런트 사장
김철수 안철수연구소 사장
백종진 한글과컴퓨터 사장
오재혁 북토피아 사장
최휘영 NHN 사장
※이름 순서는 분야별로 가나다순임.
※30대 기업은 공기업과 금융회사를 뺀 매출액 상위 30대 기업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