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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복을 빕니다]김복용 매일유업회장 별세

입력 | 2006-01-04 03:09:00


매일유업 창업주인 김복용(金福鏞·사진) 회장이 2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6세.

고인은 남양유업 홍두영(87) 명예회장과 함께 업계 최고령 창업주로 잘 알려져 있다.

1920년 함경남도 이원에서 태어난 고인은 함남 북청공립농업학교를 졸업하고 1946년 단신으로 월남한 뒤 1956년 공흥산업, 1964년 신극동제분을 세워 무역과 제분업으로 큰돈을 벌었다.

이후 1971년 공기업이었던 한국낙농가공을 인수해 회사 이름을 지금의 매일유업으로 바꿨다.

그는 ‘잘사는 농촌을 만들겠다’는 농고 시절의 꿈을 이루기 위해 낙농업 발전에 헌신했다. 전국의 황무지를 초지로 개간하고, 우량 젖소를 도입하는 일에 온몸을 바쳤다.

이렇게 낙농업과 축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1976년 농림부장관표창, 1978년 동탑산업훈장, 1999년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매일유업은 현재 연매출 8000억 원대의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고인은 늘 근검절약했다. 본사는 지금도 서울 종로구 운니동 삼환빌딩 4개 층에 세 들어 있으며, 직원들은 고인이 무서워 이면지를 함부로 버리지 못했다.

사업에 대한 열정은 마지막까지 뜨거웠다. 2004년 “돈이 안 된다”는 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50억 원을 들여 자연치즈 공장을 세웠다.

준공식장에서 그는 말했다.

“우리가 남들 안 하는 사업을 벌이고 성공해야 우유가 남아돌아 울상 짓는 농가가 웃습니다.”

유족으로 부인 김인순(金仁順·71) 씨와 장남 정완(庭完·49·매일유업 사장), 차남 정석(庭石·47·복원 대표), 3남 정민(庭民·44·중경물산 대표), 딸 진희(眞嬉·46·평택물류 대표)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6일, 장지는 경기 남양주시 오남읍 양지리 선산이다. 02-3010-2631

나성엽 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