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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가수 김연우 3집 앨범으로 컴백

입력 | 2006-01-04 03:13:00

사진 제공 토이뮤직


올해 35세인 이 남자는 털털하다. 웃을 때 눈가에 세 겹으로 생기는 주름이나 수수한 옷차림, 화장기 없는 얼굴… 이웃집 형 같은 모습이다.

그러나 올해로 데뷔 11년을 맞은 이 가수의 노래는 고약하다. ‘가끔 널 거리에서 볼까봐 초라한 날 거울에 비춰 단장하곤 해’(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 ‘너의 미소 널 기다리며 서성대던 공간과 그때 내 머리 위에 쏟아지던 햇살 그 하나까지도 잊지 않을게’(거짓말 같은 시간) 등 작곡가 겸 가수 유희열의 프로젝트 그룹 ‘토이’의 객원 가수였던 그는 실연남, 실연녀들을 울리고 또 울렸다.

그는 이별 노래 전문 가수 김연우다.

“사실 남에게 해코지 하나 못 하는 성격인데… 11년간 그런 노래만 부르다 보니 제 스스로도 사랑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요. 지난해 3년을 사귀었던 여자 친구와 성격 차이로 헤어졌을 때도 그랬죠. 불같이 사랑했어도 별일 아닌 것 같고….”

다음 주 2년 만에 발표하는 3집 음반 ‘사랑을 놓치다’에서도 그의 테마는 여전히 ‘놓친 사랑’, ‘이별’이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작사, 작곡, 편곡, 창법까지 최대한 편안해졌다는 것.

이번 앨범은 이별한 한 남자의 일상을 촬영한 한 편의 다큐멘터리 같다. 앨범 수록곡 중 타이틀곡을 포함한 3곡은 19일 개봉되는 영화 ‘사랑을 놓치다’에 삽입됐다.

“타이틀 곡 ‘사랑한다는 흔한 말’은 한 소심한 남자가 이별 직전의 여자에게 ‘내가 뭘 잘못했니’라며 묻는 노래랍니다. 저 스스로 녹음하면서 ‘아니 이렇게 잘해 줬으면 됐지 뭘 더 잘해?’라고 반문할 정도로 여린 남자의 이야기죠.”

가수 윤종신이 작곡한 ‘청소하던 날’은 집에서 청소하던 남자가 옛날 여자 친구와 봤던 영화표 두 장을 발견하고 그녀의 흔적을 더듬는다는 발라드 곡.

또 루시드 폴이 작곡한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 이루마의 작품인 ‘흐려진 편지 속에’ 등 수록된 11곡 모두 ‘김연우 표’ 슬픈 발라드다.

“제겐 통곡이나 ‘소몰이 창법’ 같은 울부짖음은 없어요. 그 대신 맑은 목소리와 정확한 발음으로 가슴을 후비죠. 마치 햇빛 화창한 날 이별하는 느낌이랄까요….”

1995년 제7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금상을 받고 데뷔한 김연우. 늘 슬픈 노래만 부를 수는 없지 않은가. 새로운 사랑을 만나야 하고 결혼도 해야 하고…그는 털털하게 웃으며 손사래를 친다.

“그래도 역시 슬픈 사랑 노래가 부르는 맛이 있나 봐요.… 아마 제 스스로 이별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르죠.”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