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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보다 노래 한곡으로 승부한다?…2006년 가요계 전망

입력 | 2006-01-04 03:13:00


음악 평론가, 작곡가 등이 전망하는 2006년 가요계의 키워드는 ‘안정 속의 변화’다.

개정 저작권법과 관련해 혼란을 빚었던 디지털 음원 시장이 올해 안정기를 맞고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미디엄 템포 발라드나 리메이크 음악은 한층 진화된 모습으로 등장할 것이란 예측이다. 메가톤급 가수들의 컴백도 가요계에 자양분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음원 시장의 정착기

온라인 음악사이트 ‘위즈맥스’의 금기훈(36) 대표는 “지난해 디지털 음원 시장의 규모가 4000억 원 정도였지만 올해는 5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며 “지난해 ‘소리바다’의 가처분 결정, ‘벅스뮤직’의 MP3 파일 유료 다운로드 서비스, 이동통신 3사의 참여 등을 계기로 올해 디지털 음원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기존의 온라인 음원 시장은 휴대전화 벨소리, 통화 연결음 등에 국한됐지만 MP3 파일이 유료화되면서 디지털 음원 시장에 유료 MP3 개념이 정착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 씨는 “온라인 음원 시장의 안정은 음악 콘텐츠 다양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온라인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으면 미디엄 템포 발라드 등 흥행이 보장되는 인기 장르에만 국한해 음반을 내던 편향에서 벗어나 힙합, 록, 시부야케이, 월드뮤직 등 개성 있는 마니아 음악들이 양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음악평론가 강헌 씨는 “앨범 전체보다 디지털 싱글 등 노래 한 곡만 잘 만들면 된다는 풍조가 널리 퍼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미디엄 템포 발라드의 진화

지난해 인기를 얻었던 ‘SG워너비’, 김종국 등의 미디엄 템포 발라드의 경우 올해도 주류 음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지만 지난해와는 양상이 다를 전망이다. 윤도현의 ‘사랑했나봐’를 만든 작곡가 전해성(36) 씨는 “슬프지만 빠른 템포, 어쿠스틱 사운드가 강화된 모습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러나 음악 관계자들은 섹시 콘셉트나 리메이크 열풍 등의 경우 지난해만큼 이슈를 만들어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미 뽑아낼 것은 다 뽑아냈다”는 분석이다.

○컴백 가수들에 대한 기대

지난해 말 대중음악계 최고의 이슈는 남성 듀오 ‘패닉’이 7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한 일. 올해도 가요계가 환영할 만한 가수들의 컴백이 이어질 전망이다.

먼저 5월 5년 만에 6집을 발표하는 프로젝트 그룹 ‘토이’를 꼽을 수 있다. 음악 평론가 성우진 씨는 “지난해 결혼한 작곡가 유희열이 기존의 독특하고 실험성 강한 음악으로 계속 승부를 걸지 아니면 대중적이고 안정된 음악을 들고 나올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음반 발매가 지연됐던 가수 양파 역시 3월경 5년 만에 5집을 발표한다. 이 밖에 2003년 ‘10 minutes’로 섹시 열풍을 몰고 온 가수 이효리의 2집이나 김동률 5집, 혼성 3인조 밴드 ‘롤러코스터’ 등도 평론가들이 기대하는 가수들이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