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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필독서 20권]‘닭을 죽이지 마라’ - 케빈 왕

입력 | 2006-01-05 03:05:00


《닭은 무리 중의 한 마리가 조금 피를 흘리고 있으면 다 덤벼들어 그 상처 난 부분을 쪼아서, 그 녀석을 죽여 버린다는군. ‘닭을 죽이지 말라’는 벽보는 닭 회의를 열어서는 안 된다는 경계의 말이라네.

창조를 위한 교훈 7가지. 실패를 장려하라. 상품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사람의 마음을 읽어라. 진실 앞에서는 공평하면서 평등하라. 시간을 소중히 하라. 창조=아이디어×정열. 뜨겁게 인간을 사랑하라.―분문 중에서》

이 책은 기업 컨설턴트인 저자가 쓴 일종의 경영우화다.

입으로는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 별다를 것 없이 비슷비슷한 하루하루를 무료하게 보내던 은행원 데빗 에반즈는 어느 날 지방의 한 작은 회사로 파견근무를 떠나게 된다.

그러나 세칭 ‘물 먹었다’고 느낀 데빗은 새 회사에서 충격적인 경험을 한다. 까마득히 나이가 많은 선배들이 새까만 젊은 사원들과 회의를 함께 하는데 이 자리에서 신참 사원들은 겁 없이 자신의 실수나 실패를 숨기지 않고 털어놓는 것이 아닌가.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신참 사원들의 실수담을 듣고 있던 고참 사원들이 화를 내기는커녕 왜 실수를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찬찬히 따져 가더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왜 그런 실수를 했느냐는 질책성 발언은 하나도 없이 차분하게 후배의 실수가 만들어졌던 원인을 따져 나갔던 것이다.

데빗에게는 이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자신이 예전에 몸담았던 조직은 물론이고 이른바 회사란 데서는 한번 실수하면 너도나도 동네북 치듯 다들 벌 떼처럼 일어서서 무진장 질책을 당하는 것이 예사 아닌가. 그러다 보니 직원들은 자신이 저지른 실수나 실패에 대해 적당히 은근슬쩍 넘어가는 일이 많다.

데빗은 회사 회의실 문 앞에 붙어 있는 벽보 ‘닭을 죽이지 마라’는 말을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닭 회의’를 경계하자는 것이었다. 닭이란 생각보다 잔혹한 동물로 무리 중의 한 마리가 상처 입고 피를 흘리면 그 주변 무리가 달려들어 한꺼번에 상처 부분을 쪼아 결국 죽게 만든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닭의 특성을 사람과 기업에 비유하여 하고 싶은 말을 조목조목 들려준다. 궁극적으로 나는 과연 무리의 닭과 닮아 있지 않은지 돌아보자.

공격이 두려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서는 안 된다. 적당히 눈치 보고 실패하지 않을 만큼만 걸음을 내딛는 조심스러움은 필요 없다. 맹렬한 도전의식이 필요하다. 시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신은 한번도 상처 받지 않았는가. 한번도 실패하지 않았는가. 그것은 자랑일 수 없다. 시도해 본 일이 없는 사람, 적당히 눈치껏 중간만 하는 일이 몸에 밴 사람, 남의 말에 손뼉이나 쳤던 사람임을 인정하는 것밖에 안 된다.

올해는 계획의 한 가지만이라도 물고 늘어지자. 결과가 실패로 날지라도 도전해서 실패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크나큰 교훈을 월척을 낚아 올리듯 건지게 될 가능성이 70% 이상이다. 데빗이 좌천된 것 같은 기분으로 쫓겨 간 발령지에서 직장생활의 획기적인 전기를 맞이하는 것처럼 말이다.

당신이 성공할 확률은 언제나 100%에서 시작된다. 포기하지 않는 이상 실패의 비율만큼 성공의 비율은 늘 양분된다. 하지만 내가 주변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내 안에서 들리는 소리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100%가 되는 것이다. 무엇이든 간절하게 마음먹고 행동하면 그대로 된다.

전미옥 CMI연구소 대표 한국사보협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