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채용 시 성별 비율을 정해 여성을 남성보다 현저하게 적게 선발하는 것은 평등권 침해여서 경찰관 채용 관행을 개선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가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조영황·趙永晃)는 4일 “직무수행 능력이 성별에 의해 결정된다고 볼 수 없고 남성보다 여성의 채용 인원을 적게 할당한 근거가 불분명하다”면서 이같이 권고했다.
인권위는 또 “경찰은 범인 제압을 위한 체력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채용 시 체력검사 점수의 반영비율이 10%에 불과하다”면서 “성별을 채용 기준으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경찰채용시험 제도개선 대책위원회’ 회원 조모 씨는 2004년 7월 경찰 채용시험에서 남성과 여성의 채용 인원을 정해 모집하는 것은 평등권 침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경찰은 현재 순경 채용 인원의 20%, 간부후보생과 경찰대 모집 인원의 10%를 여성에게 할당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청은 “범죄자의 80% 이상이 남성이어서 경찰관의 체력 조건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2014년까지 여성 경찰관의 비율을 10%로 늘리기 위해 여성의 채용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여성 경찰관의 비율은 4.6%다.
한편 해양경찰청은 항공과 항해 업무를 제외한 모든 직종에서 색각 이상자에 대한 채용 제한 규정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법무부는 소년보호직 채용 시, 소방방재청은 소방공무원 채용 시 키와 몸무게, 색각 이상과 관련된 응시제한 규정을 폐지했다.
인권위는 신체 조건에 따른 채용 제한 규정을 개선할 것을 각 기관에 권고한 적이 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