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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모굴스키 대표 1호… ‘백설공주’의 당찬 도전

입력 | 2006-01-05 03:05:00

아무도 가지 않은 길 ‘터벅터벅’2월 토리노 동계올림픽 모굴 스키 출전 티켓을 따낸 당찬 여중생 윤채린. 하루 4, 5시간의 강훈련을 소화해야 하고 온몸은 피멍투성이지만 한 번도 싫은 내색을 한 적이 없단다. 사진 제공 스포츠조선


《스키 불모지 한국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당찬 소녀가 있다. 다음 달 중학교 졸업을 앞둔 열여섯 살 소녀 윤채린(휘경여중 3년). 윤 양은 올해 2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스키 프리스타일 부문 한국 대표로 출전한다. 국내에선 남녀 통틀어 올림픽 프리스타일 부문에 출전하는 것은 그가 처음. 윤 양의 출전 종목은 프리스타일 중에서도 더욱 생소한 ‘모굴’이다. 모굴은 허리 정도 높이의 눈 둔덕이 빽빽이 있는 슬로프를 지나고, 점프 기술도 발휘해야 하는 어려운 종목.》

○초등학교 4학년때 모굴 입문

윤 양이 모굴에 입문한 데는 모굴 경기광인 아버지 윤석봉(48) 씨의 영향이 컸다. 윤 씨는 두 자매 중 운동 신경이 뛰어난 첫째 윤 양에게 7세 때 스키 부츠를 신겼고 금성초교 4학년 때인 2000년에 모굴의 세계로 이끌었다.

처음부터 세계 정상급 선수로 키우려고 생각했던 아버지는 체격에서 서양 선수에게 밀리는 알파인 스키보다 동양인에 적합한 모굴이 제격이라고 생각했던 것.

젊을 때 외국까지 나가 모굴을 배운 적이 있는 윤 씨는 딸에게 기본기를 가르친 뒤 스승 찾기에 나섰고 그때 지금의 김태일(37·용평리조트 스키학교 강사) 코치를 만났다. 윤 양은 김 코치에게 지도를 받는 한편 방학 때마다 캐나다, 뉴질랜드, 일본 등 모굴 선진국을 찾아가 기술을 연마했다.

국내에선 밸런스 강화를 위해 무용과 기계체조를 배우고, 옥상에 트램펄린을 설치해 점프 기술도 연습했다. 인라인스케이트와 수상스키 등 다양한 훈련 방법도 동원됐다.

김 코치는 “윤 양은 외국에 가 하루 4∼5시간의 강훈련을 받았지만 한 번도 싫은 내색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빨리 다가온 올림픽 출전의 기회

원래 목표는 2010년 또는 2014년 올림픽 출전. 그런데 기회는 더 빨리 왔다.

윤 양은 2004년 2월 지산리조트에서 열린 월드컵대회에 특별 초청 선수로 참가했고 국제스키연맹(FIS) 관계자들은 윤 양의 실력과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국제대회 정식 선수로 참가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 것.

윤 양은 지난해 8월 호주에서 열린 호주-뉴질랜드컵대회에서 8위를 차지할 정도로 기량이 나날이 발전했다. FIS포인트 152.5점으로 세계 랭킹 46위까지 올랐다. 대한체육회는 1일 윤 양에게 정식 국가대표로서의 자격을 부여했다.

토리노 올림픽에서의 목표는 예선 통과지만 최종 목표는 금메달. 윤 양은 모굴 강국인 핀란드 대표팀 지도 경력이 있는 가오루 이노우에 코치에게 지도를 받기 위해 4일 오전 일본으로 출국했다.

김 코치는 “윤 양의 올림픽 출전이 모굴 분야를 지망하는 국내 선수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