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2 곳, 17km’
대구시가 10년 동안 추진해 온 담장허물기 사업의 성과다.
대구시가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추진한 담장허물기 사업이 정착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역 13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대구사랑운동 시민회의와 공동으로 1996년 이 사업을 시작한 이후 지난해 말까지 시내 개인주택, 아파트, 관공서, 종교시설, 학교 등 362 곳 17km의 담장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녹지대 7만 8000평이 조성됐다.
시는 녹지공간을 확보하고 이웃과 서로 터놓고 지내자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담장허물기 운동을 벌인 결과 시민과 종교단체, 공공기관 등의 자발적인 참여가 늘어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또 이 운동의 성과가 알려지면서 서울, 부산, 인천, 광주 등 전국 자치단체와 서울경실련 등 1300여 시민사회단체 및 공공기관 관계자들이 대구시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성공사례를 배워가기도 했다.
시는 희망 주민들의 신청을 받아 공사비 일부를 지원하고 부서진 담장 등 건축폐기물을 무료로 치워주고 조경설계 등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시의 담장허물기 사업은 최근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내실을 기하지 못한 채 의례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는 올해 1억 5000여만 원의 예산을 확보해 담장을 허물기를 원하는 주민 50여 가구에 공사비 등을 지원하려 했으나 시의회 심의 과정에서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돼 9500만 원의 사업비만 확보했다.
시는 이에 따라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30 가구에 대해 사업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85가구가 신청해 27가구에 가구당 300만 원의 공사비가 지원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575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시내 전역을 구간별, 거리별로 나눠 담장허물기 사업을 펴 3700여 가구의 담장을 허무는 성과를 거뒀다”며 “대구시도 사업 추진 방식을 전면 재검토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