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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몽골인 母子에 국경넘는 의료봉사…이두희 원장

입력 | 2006-01-05 08:05:00


《“한국인의 따뜻한 마음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살겠습니다.” 3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이즈치과(원장 이두희·李斗熙) 진료실. 이 원장에게 보철과 틀니 치료를 받은 몽골인 체체크(49·여) 씨는 다른 의사에게 임플란트 시술을 받는 아들(바츠카·26)을 바라봤다. “11일이면 치료가 끝나고 몽골로 돌아갈 수 있다”는 이 원장의 말에 바츠카 씨는 환하게 웃었다. 태어날 때부터 11개의 치아만 있었던 바츠카 씨는 “이젠 길거리에서 사람을 마주쳐도 창피하거나 부끄럽지 않을 것”이라고 기뻐했다.》

지난달 19일 입국, 청주의 한 모텔에서 지내며 치아 치료를 받는 이들 모자는 한국과 이 원장을 평생의 은인으로 생각한다.

이 원장은 동료 의사 및 치과 위생사 14명과 함께 지난달 9일부터 4박5일간 울란바토르로 의료봉사를 갔다.

그는 5년 전 몽골에 정착해서 의료봉사와 선교활동을 하는 대학 후배 강지원(46) 씨로부터 몽골의 열악한 치과의료 사정을 들은 뒤 이번에 첫 봉사활동에 나섰다.

몽골의 치과 의료기술은 한국의 1960년 수준인데다 비용이 비싸 치과질환이 방치된 상태이다.

여러 환자를 치료하던 봉사단은 강 원장으로부터 바츠카 씨를 소개받았다. 선천적 치아결손에 엑스레이 촬영 결과 눈밑부위에 낭종까지 발견돼 심각한 상태였지만 의료장비가 부족해 현지에서는 치료하기 힘들었다.

봉사단은 바츠카 씨를 한국으로 데려가 치료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비자 받는 일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국내에 들어온 몽골인 가운데 불법 취업자가 많기 때문이다.

이 원장이 한국에 돌아와서 몽골 한국대사관에 장문의 편지를 보낸 덕분에 바츠카 씨는 1주일 뒤 어머니와 함께 입국할 수 있었다.

아들과 함께 온 체체카 씨도 검사 결과 아랫니가 모두 없고 윗니가 5개 뿐이어서 보철과 틀니 시술을 받았다. 이들을 위한 치료비 3000만 원은 무료.

몽골에서의 봉사단 활동은 현지 치과 의사와 치대생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봉사단은 가져갔던 임플란트 기자재와 교정기구 재료, 수술용 장갑, 칫솔 등 2000만 원 상당의 기자재를 모두 기증했다.

이 원장은 몽골의 우수 치대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몽골 치과의사를 정기적으로 초청, 3개월 과정의 연수기회를 주기로 했다.

몽골 국립대 세흥 치과대학장은 “한국의 치과 기술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어 고맙다”고 말했다. 몽골 보건당국 관계자는 이 원장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줄 테니 치과대학을 세우는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그는 6월말 경 몽골로 두 번째 봉사활동을 떠난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