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해냈다”‘이겼다.’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라이벌 삼성화재를 3-0으로 완파한 뒤 손을 치켜들며 환호하고 있다. 현대와 삼성의 경기는 자존심을 건 라이벌 대결로 매번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천안=연합뉴스
‘이제부터 신화는 내가 쓴다.’
현대캐피탈이 11연승을 달리며 삼성화재의 ‘무적함대’ 신화에 흠집을 냈다. 현대캐피탈은 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05∼2006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삼성화재와의 맞대결에서 3-0(25-19, 25-22, 25-15)으로 무실 세트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현대캐피탈(14승 1패)은 2위 삼성화재(10승 4패)에 올 시즌 1패 후 2연승으로 우위를 보이며 2시즌 연속 정규리그 1위 달성에 한발 더 다가섰다.
현대캐피탈이 이날 기록한 11연승은 프로배구 원년인 2005시즌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가 똑같이 세운 최다 연승과 타이기록.
1995년 11월 창단 이후 겨울리그 9연패와 프로원년 우승까지 챙기며 10년 넘게 2연패와 특정팀 상대 2연패가 없었던 ‘무적함대’ 삼성화재는 이날 패배로 신화가 깨졌다.
평균 신장 197cm로 삼성화재(190.8cm) 선수들 보다 6cm 이상 큰 현대캐피탈의 고공배구는 위력적이었다. ‘스커드 미사일’ 후인정(16득점)과 특급 용병 숀 루니(23득점)가 각각 오른쪽과 왼쪽에서 타점 높은 공격을 터뜨렸고 중앙에서는 이선규(8득점)가 한층 빨라진 발을 앞세워 속공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삼성화재는 라이트 김세진(17득점)만 제몫을 해 줬을 뿐 중앙과 레프트가 침묵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3세트에서도 스코어가 10-4까지 벌어지자 작전타임을 불러 “오늘 경기가 끝이 아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날 것을 대비해 루니의 공격루트를 잘 파악하라”며 사실상 ‘꼬리’를 내렸다.
마산실내체육관에서는 상무가 LG화재에 3-2(21-25, 25-23, 31-29, 16-25, 15-11)로 승리를 거뒀다.
전 창 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