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자공(子貢·기원전 520∼기원전 456)이 공자(孔子)에게 자장(子張)과 자하(子夏) 중 누가 현명한지 물었다. 공자는 “자장은 매사에 지나친 면이 있고, 자하는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고 답했다. 자공이 “자장이 낫군요?”라고 다시 묻자 공자는 “그렇지 않다. 지나침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과유불급·過猶不及)”고 가르쳤다. 공자가 요즘의 고학력 실업자들을 본다면 학력의 과유불급을 딱해 하지나 않을까.
▷기업체 인사 담당자들은 “대학원 나온 사람은 고등학교 나온 사람과 같다. 일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을 배운 전문대 졸업생이 제일 낫다”고 말한다. 지난해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도 2년제 전문대 졸업생의 취업률은 83.5%에 달했다. 4년제 대학 졸업생(65%)에 비해 18.5%포인트 높은 수치다. 특히 여자 졸업생의 경우는 전문대가 82.6%로 4년제 대학(62.3%)보다 20.3%포인트나 높았다. 고등학교 졸업생 취업률은 52.3%에 그쳤다. 쓸데없이 많이 배우거나, 필요한 것을 적게 배우면 취업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안경광학과, 치위생과 등 전문대 인기학과 취업률은 100%다. 경기 이천시에 있는 청강문화산업대 관광영어과의 지난해 졸업생은 124명. 진학자나 군 입대자를 제외한 118명 전원이 일자리를 잡았다. 인터컨티넨탈호텔, 리츠칼튼호텔, 타이항공 등과 산학협정을 맺고 기업이 원하는 교육을 했기 때문이다. 관광영어과 박시균 교수는 “학생들은 여행과 관광분야의 전문가가 되겠다는 프로의식이 투철해 학과 만족도가 높다”고 자랑했다.
▷정부도 전문대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8월 신설된 교육인적자원부 전문대학정책과의 이용균 과장은 “올해 전문대 특성화 사업에 1680억 원을 들여 설비와 기자재, 프로그램 개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동부도 실업계 고교생이 중소기업에 취업한 뒤 전문대에 진학하면 학비 일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전문대의 맞춤형 교육시스템이 청년 실업 해소의 특효약으로 더욱 약효를 보였으면 좋겠다.
임 규 진 논설위원 mhjh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