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조사위원회가 10일 황우석 교수의 2004, 2005년 논문이 모두 조작됐다고 발표해 파문이 일단락됐지만 이 사건 보도 과정에서 MBC와 YTN의 취재 윤리 위반 문제는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특히 황 교수 사태는 취재 결과가 좋으면 취재 방법이나 목적을 무시하는 언론계의 관행에 경종을 울렸다.
MBC는 취재 과정에서 취재원을 협박하고 증언 대가를 제공하겠다고 회유한 사실이 드러나 사과했고, YTN은 황 교수팀이 만든 줄기세포의 DNA가 불일치한다는 것을 취재하고도 보도하지 않았다가 사과 방송을 했다.
YTN은 최근 황 교수 사건의 자사 보도 및 취재 경위와 관련해 노사 공동 공정방송위원회의 조사를 거친 뒤 사과문을 방송했다. YTN은 “황 교수팀에서 줄기세포 DNA를 지난해 11월 18일 넘겨받고 조사기관에 의뢰한 뒤 사흘 만에 ‘불일치’한다는 결과를 조사기관에서 통보받았으나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진실 은폐에 도움을 주거나 진실 규명에 소홀했다는 질책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사과했다.
김옥조 한림대 특임교수는 “언론사마다 자체 편집권이 있지만 공중의 관심사를 합당한 이유 없이 누락시킨 것은 국민의 알권리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YTN 관계자는 “시료가 잘못됐다는 황 교수의 말만 듣고 DNA 불일치 결과를 대수롭지 않게 넘겨 버린 것이 실수”라며 “당시에는 황 교수의 업적을 의심하는 분위기가 아니었지만 돌이켜보면 진실 규명 의지가 부족했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언론학자들은 취재 윤리 문제에 대해 양 방송사의 사과로 끝낼 것이 아니라 보도 과정을 면밀히 검토한 뒤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부 언론학자들은 또 두 방송사뿐 아니라 이번 사태의 실체 규명에 소홀했던 언론사들 모두 반성의 계기로 삼고 언론 본연의 기능에 충실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2003년 제이슨 블레어 기자가 36건의 기사를 조작 또는 표절한 것이 드러나자 시걸 위원회를 구성해 장문의 사과기사 게재, 편집국장 사퇴 조치를 취한 뒤 사태의 원인과 해결 방안을 제시한 보고서를 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