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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노트르담 드 파리’ 제작 샤를 타라 인터뷰

입력 | 2006-01-11 03:12:00


《올해는 한국과 프랑스 수교 120주년이 되는 해. 이에 걸맞게 그 어느 때보다 프랑스 뮤지컬 공연이 풍성하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르는 작품은 1년 만에 다시 내한 공연하는 ‘노트르담 드 파리’. 이 작품은 국내 양대 공연 예매 사이트로 꼽히는 티켓링크와 인터파크에서 모두 예매 1위(10일 현재)를 달리고 있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제작자 겸 프로듀서인 샤를 타라(사진) PEM 대표를 9일 전화로 인터뷰해 ‘프랑스 뮤지컬의 힘’에 대해 물었다.》

―1년 만에 다시 서울 공연을 하는데….

“‘노트르담 드 파리’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영국 러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성공을 거둔 작품이기 때문에 지난해 한국 공연을 준비하면서도 다소 기대는 했다. 공연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1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 것은 그만큼 우리 작품에 한국 관객들이 만족했다는 증거여서 무척 기쁘다.”

사랑하는 여인 에스메랄다의 죽음 앞에서 절규하는 콰지모도. 이 장면 직후 콰지모도는 ‘노트르담 드 파리’가 낳은 불후의 명곡으로 꼽히는 ‘춤추어라 나의 에스메랄다’를 노래한다. 사진 제공 인투스

―한국에서는 여전히 낯선 프랑스 뮤지컬이 흥행에 성공한 요인이 뭐라고 생각하나.

“‘노트르담 드 파리’는 아름다운 음악과 노래, 에너지와 힘이 넘치는 안무, 원작이 갖는 휴머니즘을 잘 담아낸 작품이다. 이런 장점이 한국 관객들에게 정확히 전달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998년 프랑스에서 초연된 ‘노트르담 드 파리’는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이 원작. 프랑스에서만 200만 명, 전 세계적으로 10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은 프랑스의 ‘국민 뮤지컬’이다. 미니멀한 무대와 주옥같은 멜로디, 현대 무용을 보는 듯한 역동적인 춤이 매력적인 작품. 국내에 소개된 첫 프랑스 뮤지컬이었던 ‘노트르담 드 파리’는 지난해 3주 동안 8만 명의 관객을 모았으며 공연 끝 무렵엔 100%에 육박하는 놀라운 객석점유율을 보여 화제가 됐다.

―‘프랑스의 창작 뮤지컬 시장은 어떤가.

“프랑스 창작 뮤지컬은 1979년 ‘스타마니아’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작품이 없었다. 사실 프랑스 뮤지컬이 본격적으로 성장한 것은 ‘노트르담 드 파리’부터다. 이후 ‘로미오와 줄리엣’ ‘십계’ 같은 대작이 나왔고 요즘도 (대작 뮤지컬이) 연간 1, 2편 정도 만들어지고 있다. 브로드웨이의 히트 뮤지컬들이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것도 프랑스 공연계의 특징이다.”

―그 이유는….

“취향 차이가 크다. 프랑스 뮤지컬은 99% 음악(노래)으로만 구성된다. 반면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연극처럼 대사가 많다. 음악도 프랑스 뮤지컬은 오페라적인 요소가 많지만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대중적인 팝 음악 같다.”

―이번 내한 공연 기간에 토니상 12개 부문을 수상한 전형적인 브로드웨이 뮤지컬 ‘프로듀서스’와 맞붙는데….

“알고 있다. 안 그래도 지난주 런던에 가서 ‘프로듀서스’를 보고 왔다. 재미있게 잘 봤고 많이 웃었다. 하지만 프랑스 뮤지컬과 비교해 볼 때 완전히 상반되는 작품이라고 느꼈다. ‘프로듀서스’는 우리 기준으로 보면 뮤지컬이라기보다는 연극에 음악이 조금 가미된 작품이라고 할까.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그냥 한번 웃고 나면 끝이다. 하지만 ‘노트르담 드 파리’는 공연을 보고나서도 앨범을 구입해 노래를 찾아들으며 감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작품이다.”

그는 올해 프랑스 뮤지컬이 한국에 많이 소개된다는 사실을 반가워하며 자신의 최근작인 ‘돈 주앙’도 꼭 한국에서 공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튀니지 출신인 그는 1972년 뮤지컬제작사인 PEM을 설립하면서 뮤지컬 제작에 뛰어들었다.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 문의 02-516-1598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프랑스 뮤지컬 상반기만 4편▼

올해 국내에 선보일 프랑스 뮤지컬은 모두 4편. 공연은 모두 상반기에 몰려있다. 한국 팬들이 모처럼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게 된 셈이다.

대형 뮤지컬인 ‘노트르담 드 파리’와 ‘십계’는 프랑스 배우들로 구성된 내한 공연으로, 중극장용인 ‘벽을 뚫는 남자’와 소극장 뮤지컬인 ‘챈스’는 국내 배우들이 공연하는 라이선스 뮤지컬로 무대에 올려진다.

▽벽을 뚫는 남자(2월 28일∼4월 2일)=뮤지컬 마니아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코미디 뮤지컬. 자유롭게 벽을 뚫고 지나다닐 수 있는 남자의 사랑 이야기다. 브로드웨이에서는 ‘아모르’라는 이름으로 공연됐다.

▽챈스(3월 3일∼4월 9일)=한 직장을 배경으로 6명의 남녀가 돈과 사랑을 쫓는 이야기를 다룬 소극장용 코미디 뮤지컬. 대학로에서 공연 후 6월부터는 서울 강남으로 무대를 옮겨 장기 공연할 계획.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십계(4월 11일∼5월 9일)=75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대작 뮤지컬. 대사 대신 노래와 음악으로만 구성된 대표적 프랑스 뮤지컬이다. 이집트에서 유대 백성을 데리고 탈출한 모세와 람세스 2세로 추정되는 파라오의 이야기를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