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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바다’ 빈 자리 ‘뒵’이 메운다

입력 | 2006-01-13 03:02:00


소리바다에서 MP3 음악파일을 내려받아 사용해 온 회사원 강혜선(27·여) 씨는 소리바다 폐쇄 이후 한 대기업 음악파일 제공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지만 성에 차질 않는다. 월 이용료를 내는 유료회원이지만 음악파일 수가 개인 간 파일공유(P2P) 서비스에 비해 훨씬 적고 라이브 곡 등 다양한 버전을 구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강 씨는 “불법적인 무료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가 한국 대중음악을 고사시킬 수 있다는 인식에 공감해 가급적 돈을 내고 음악을 듣고 있지만, 합법 사이트만 이용하면 불편도 적지 않다”며 “사용자 입장에서는 합법적인 누리꾼 간의 자유로운 파일 공유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법원의 소리바다 P2P서비스 중단 명령 이후 멜론(SKT), 도시락(KTF) 등 대형 이동통신사들의 음악파일 제공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지만 누리꾼들의 불만은 가시지 않고 있다. 더구나 디지털저작권보호(DRM) 기능을 적용한 음악은 자유롭게 기기를 바꿔가면서 들을 수 없어 이용자를 더 불편하게 만들기도 한다. 상당수 누리꾼은 소리바다 폐쇄 이후 다른 사이트의 P2P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중소벤처기업 ㈜엔터엠은 ‘뒵(www.diooib.com)’이란 이름의 온라인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를 지난해 말 오픈해 누리꾼의 갈증을 합법적으로 풀어줄 수 있는 사업모델(그래픽 참조)을 고안했다.

이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누리꾼 간의 음악파일 거래를 양성화한 것. 파일 공유를 자유롭게 하되 소비자는 사용료를 부담하고 공급자는 파일 하나당 30∼50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음원(音源) 소비자가 공급자 역할까지 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사용료 중 일부는 저작권 사용료 등으로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한국음원제작자협회, 한국실용음악연주자협의회 등에 지급된다.

이 회사 신정우 대표는 “뒵 서비스는 음원 시장에서 누리꾼 개인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자연스럽게 저작권을 존중할 수 있는 상생의 모델”이라며 “파일 제공자는 컴퓨터를 켜 놓고만 있어도 자신이 보유한 음악파일이 거래될 때마다 돈을 벌 수 있게 돼 가입자가 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베타 서비스(시범 서비스)를 제공 중인 엔터엠은 음원 권리자단체 등과의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본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