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달러당 원화 환율이 지나치게 하락하고 있다”며 “외환시장의 교란 요인이 있다면 정부와 협력해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경기에 대해서는 “지난해 1분기(1∼3월)가 ‘바닥’이었으며 지금은 생산 소비 수출 등 모든 면에서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총재는 12일 콜금리(금융회사 간 초단기 자금거래 금리) 동결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강(强)달러화 추세가 지난해 12월 꺾였다”며 “최근의 환율 하락은 이런 세계적 흐름과 한국 경제의 체질 강화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점을 감안해도 현재의 환율 하락은 지나치다”며 “교란 요인 때문에 외환시장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으면 이를 바로잡는 다각적인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 총재는 교란 요인이 어떤 형태,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또 “외환당국이 환율을 조작할 목적으로 시장에 직접 개입하진 않는다”며 “이보다는 외환의 공급과 수요를 간접적으로 조절하는 시장 친화적 방법으로 환율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기에 대해서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 경제가 지난해 11월 이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금은 경제성장, 물가안정, 국제수지 흑자가 고르게 성취되는 성장궤도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부진했던 설비 투자도 한은이 자체적으로 추계한 결과 상당 폭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당초 지난해 4분기(10∼12월) 경제성장률을 4.8%로 예상했으나 5%대 초반을 달성한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런 경기회복세에도 불구하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콜금리를 동결해 연 3.75%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박 총재는 “아직 불확실한 요인이 있는 만큼 경기회복세를 정착시키기 위해 콜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