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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우리 아이 젖니가 덜 나네요

입력 | 2006-01-13 03:02:00

선천적으로 치아가 모자랄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놀라거나 지나친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한 주부가 유치원생 딸의 입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박경아 사외기자


《“만 4세 된 아이입니다. 아래 3, 4번째 앞니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영구치에 지장이 있을까요. 치료를 해야 한다면 늦지는 않았을까요.”

“딸아이는 이제 생후 7개월인데 아랫니 가운데 두 개가 난 다음 가운데 윗니는 안 나온 채 양옆 두 개가 먼저 나는 거예요. 듣기로는 윗니도 가운데 두 개가 먼저 난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된 건지….”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지식검색란에는 아이들의 젖니가 제대로 나지 않는 바람에 애태우는 부모의 질문이 종종 올라온다. 아이들의 이, 부모 세대와 정말 달라지고 있는 걸까.》

○ “전 인구의 2∼10% 영구치 결손”

부모들은 아이들의 젖니나 영구치의 숫자가 줄어드는 것 같다고 말한다.

몇 년 전 일본에서 아이들의 치아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 보도된 적이 있다. 그런 사실이 국내에도 알려지면서 치아 손실을 걱정하는 부모가 많다.

주부 박모(44·서울 강동구 길동) 씨도 둘째아들(6)의 젖니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기 시작하면서부터 자주 아이 입 안을 들여다본다.

아이는 아래턱 젖니 중 가운데 2개가 아예 나지 않았는데 영구치 역시 나지 않을 건지, 나더라도 좁은 공간에 제대로 자리를 잡을 건지 걱정이다.

초등학교의 구강검진 결과에서도 영구치가 제대로 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게 발견된다.

지난해 5월 실시된 서울 강동구 M초등학교의 구강검진 결과 한 학급 어린이 30∼35명 가운데 영구치가 제대로 나지 않은 어린이는 학급당 2,3명이었다.

구강검진을 담당했던 해모수치과 정현성 원장은 “사랑니를 제외하고 전 인구의 2∼10%의 사람들이 1개 이상의 영구치가 나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지만 최근 태어난 아이들의 젖니와 영구치 결손은 성인 세대보다 두드러진다”고 주장했다.

○“치아 손실, 최근에 늘어난 것 아니다”

그러나 대학병원의 한 치과의사는 “선천적으로 치아가 모자란 경우는 이미 알려진 사실이며 최근 들어 증가하고 있는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즉 자녀에 대한 관심과 구강검진 확대로 치아가 모자란 것을 발견하는 경우가 늘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정 원장도 “부모 입장에서 내 아이의 이가 나지 않는다고 놀라거나 지나친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젖니가 한두 개 나지 않더라도 영구치만 제대로 나면 걱정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치아 교정은 10세 이후에 하세요

대신 사랑니를 제외하고 대부분 영구치의 싹(치배)이 만 6∼7세 정도면 X선 촬영으로 확인할 수 있으므로 그 시기에 치과를 찾아 영구치가 제대로 날 것인지 확인해 볼 수도 있다.

영구치가 나지 않는 경우도 8∼9세부터 관심을 갖고 있다가 영구치가 다 자라는 10∼12세 무렵부터 교정을 시작하면 된다.

부모들은 젖니 사이의 공간이 좁아지는 것도 요즘 아이들 치아의 특징이라고 말한다.

옛날 할머니들은 젊은 엄마가 어린아이의 젖니가 듬성듬성 났다고 하소연하면 ‘이가 날 자리가 있어야 새로 나는 이는 큼직큼직하고 고르게 난다’고 충고하곤 했는데 요즘은 젖니 자체가 촘촘한 아이가 많다.

당장은 예쁘지만 영구치가 나면 공간이 부족해 치열이 삐뚤빼뚤 할 수밖에 없다.

원래 젖니는 사이사이 공간이 약간씩 있는 것이 정상인데 아이들 얼굴이 갸름해지면서 턱이 작아져 젖니 사이에 공간이 없고 심지어 젖니들도 겹쳐 나는 경우가 있다.

정 원장은 “아이에게 덧니가 생기면 엄마들은 흔히 자신이 치아를 제때 뽑아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자책하기 쉽지만 이는 대부분 선천적으로 이가 날 공간이 부족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래 앞니가 고르지 못하더라도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저절로 해소되는 경우가 많고, 심하더라도 조금 지켜본 다음 교정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박경아 사외기자 kapark0508@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