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어떤 공무원이 현장에서 경찰관만큼 많이 죽는가? 어제 숨진 동료에 관한 뉴스가 오늘은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경찰관이 일선 현장에서 겪는 고충과 순직자 가족의 슬픔을 담은 책을 최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등기우편으로 보냈다.
서울 중랑경찰서 김동진(金東鎭·40·상봉지구대) 경사는 10일 발간한 저서 ‘야누스일기-경찰현장 이야기’(사진)를 11일 등기우편으로 노 대통령에게 보냈다. 책 속에 “민생치안의 현장을 이해하시는 데 도움이 되시기를…”이라는 메모를 함께 넣었다.
그는 이어 경찰 내부 통신망에 ‘경찰지휘부, 대통령 등에 우리의 목소리를 전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현장을 겪어 보지 못한 사람들은 우리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하며 사회의 온갖 궂은일을 다하고 있는지 모른다.”
“우리가 치안의 일선에서, 총성 없는 전쟁터에서 국민을 위해 얼마나 힘들게 그리고 성실히 근무하고 있는지를 많은 사람에게 알려야 한다.”
1995년 2월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한 김 경사는 1998년부터 2004년 12월까지 대통령 경호를 담당하는 서울지방경찰청 22경찰경호대에서 근무하며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과 노 대통령 경호 임무를 수행했다.
김 경사는 “민생 치안을 위해 일선 현장에서 경찰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순직 경찰 가족의 아픔이 얼마나 깊은지를 대통령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보냈을 뿐 다른 뜻은 없다”고 말했다.
300쪽 분량의 이 책은 경찰관 현장 업무와 관련된 실무지식과 지구대 근무 상황에 대한 내용도 담고 있다.
이에 앞서 경찰청 소속 유모(37) 경감은 “정치권은 허준영(許准榮) 경찰청장의 사임이라는 형식으로 나와 내 동료를 폭력배로 낙인찍었다”며 승진 시 받은 자신의 모자를 청와대로 보냈다가 돌려받았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