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내/김장성 글·이수진 그림/32쪽·9000원·사계절(4∼6세)
‘가시내’라는 말은 여자아이를 낮춰 부르는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원래 이 말은 씩씩하고 당당한 여자아이를 일컫는 말이다. 이 책은 가시내란 단어가 ‘남장하려고 갓을 쓰고 다니는 아이’를 뜻하는 ‘갓쓴애’에서 비롯됐다는 설을 바탕으로 지은 이야기다.
이웃나라가 쳐들어오자 여자아이가 나라를 지키러 전쟁터로 달려갔다. 장군은 “나라는 사내들이 지키는 거야!”라면서 아이를 쫓아낸다. 그 후 웬 갓 쓴 아이가 나타나 적을 하나하나 쓰러뜨린다. 승리의 주역이 된 갓 쓴 아이는 바로 장군이 쫓아낸 여자아이였다. 이후로 집집마다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가시내’라고 부르면서 좋아했다고 한다.
‘가시내’는 남자아이를 닮으려는 여자아이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이 가진 능력을 발휘하고 싶어 한 아이의 이야기다. 저자는 자라면서 조금씩 성 역할을 깨닫게 될 아이들에게 성에 대한 편견을 갖지 말기를 당부한다. 토속적인 느낌의 생동감 있는 그림도 이야기 전개에 흥을 돋운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