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사람들의 모임인 ‘런너스 클럽’ 회원들이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한강변에서 훈련하고 있다. ‘1m 1원’ 등을 통해 사회활동에 나서는 이들은 자신뿐 아니라 남을 위해서도 달리고자 한다. 원대연 기자
“이젠 다리가 아닌 가슴으로 달린다.”
3월 12일 열리는 2006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77회 동아마라톤대회는 나보다 남을 위해 달리는 ‘아름다운 레이스’의 한마당이 될 전망이다. 소아암 환자, 소년소녀 가장 등 불우한 사람들을 돕는 자선 레이스를 펼치겠다는 마라톤 동호회가 줄을 잇고 있다.
그 선봉에 국내 최대 온·오프라인 마라톤 동호회 ‘런너스클럽’(이하 런클·cafe.daum.net/runners)이 있다. 올해 취임한 남영표(47) 회장은 “그동안 나를 위해 달렸다면 이젠 남을 위해 뛰는 문화를 만들 때가 됐다. 마라톤도 즐기고 좋은 일도 하는 일석이조의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런클은 올해부터 ‘재미를 넘어 감동을 위해 달리자’란 모토를 내걸고 각종 자선 레이스를 준비하고 있다. 그 시작이 서울국제마라톤. 런클은 ‘1m 1원’(1m 달릴 때마다 1원을 기금으로 내는 행사) 등 불우한 청소년을 돕는 자선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5월엔 자체 행사로 중증 장애인을 위한 축제도 예정돼 있다.
런클의 회원은 2만6000여 명. 서울국제마라톤엔 2000여 명이 출전한다. 회원 구성도 일반 회사원에서 사업가, 변호사, 의사 등 각계각층이 망라돼 있어 파급 효과가 크다. 서울 여의도 한강둔치 공원에서 열리는 전체모임 ‘토달(토요일 달리기)’을 비롯해 요일별, 지역별 달리기 소모임 등으로 전국에서 마라톤 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1999년 9월 순수 온라인 동호회로 탄생한 런클은 국내 마스터스 마라톤 문화를 바꾸고 있는 선두 주자. 그동안 극한과의 싸움으로 인식된 마라톤을 ‘즐기는 스포츠’로 바꾸는 운동을 주도해 왔다. 2003 서울국제마라톤부터는 원더우먼과 슈퍼맨 등 눈길을 끄는 복장을 한 ‘황금마차 응원단’을 구성해 주로변에서 응원하며 ‘마라톤의 축제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