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TV 카메라에 잡힌 김정일 중국을 극비리에 방문 중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3일 처음으로 TV 카메라에 포착됐다고 일본 NTV가 보도했다. 왼쪽 사진은 김 위원장(원내의 흐릿한 윤곽 속의 인물 중 한 명)이 이날 오전 9시 바이톈어호텔에 도착하는 장면. 오른쪽은 이날 오전 김 위원장을 태운 것으로 보이는 차량이 호텔을 빠져나가는 모습. SBS TV화면 촬영·연합뉴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지 닷새째가 됐지만 전 세계 언론은 아직 그의 정확한 소재마저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13일 일본의 NTV가 드디어 그의 모습을 포착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으나 멀리서 잡힌 희미한 모습은 과연 화면의 주인공이 김 위원장이 맞는지 어림잡기도 힘들 정도였다. 2004년 4월 중국 방문 당시보다 훨씬 강화된 ‘철통 보안’이다.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국내외 전문가들은 2004년 4월 일어난 용천역 열차 폭발사고가 직접적인 이유라고 입을 모은다. 당시 김 위원장이 탄 열차가 통과한 직후 용천역에서 집중폭격을 연상케 하는 대폭발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기차 이동의 위험을 느낀 김 위원장이 베이징 측에 일정에 대한 절대 보안을 주문했으며 중국 측이 이를 받아들였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 일행은 ‘신출귀몰’에 가까운 위장술과 교란작전으로 보도진을 따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호위총국 소속으로 김 위원장 경호원으로 일하기도 한 새터민(국내 정착 탈북자) 이영국 씨는 “본디 김 위원장이 여행을 할 때는 여러 대의 자동차나 기차, 배 등이 함께 움직여 이동 방향을 위장한다”고 말했다. 단지 여러 대를 함께 움직이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방향의 특별 열차를 각기 출발시키기도 한다는 것.
실제 이번 방중 기간 김 위원장 일행은 단둥까지 기차로, 우한(武漢) 광저우 등지에는 비행기와 자동차 등 다양한 수단을 이용해 이동한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