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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플라자]미국 주식시장보다 金투자가 실속있다고요?

입력 | 2006-01-17 03:10:00

최근 금융기관들이 금,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에 연동되는 금융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원자재 국제시세의 오름세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금-원유 연계상품 가이드

최근 금,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실물 관련 금융상품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금융업체들이 원자재 가격에 연동되는 금융상품을 내놓는 것은 기존 주가지수 연동 상품의 인기가 주춤하고 있는 대신에 금, 원유,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의 최근 폭등을 틈타 마케팅 전략을 다양화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한국씨티은행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금 현물가격에 따라 이자율이 결정되는 ‘골드지수 연동예금 2호’를 지난달 한시 판매했다. 이 상품은 원금이 100% 보장된다. 아울러 씨티은행은 지수연동 예금과 1년 양도성예금증서(CD) 또는 1년 정기예금을 함께 예치할 경우 각각 연 5.0%와 4.8%의 특별금리를 적용키로 했다.

영국계 HSBC은행은 지난달부터 원유가 연계지수에 따라 금리가 결정되는 ‘파워 오일 인덱스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미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에 따라 작성하는 유가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가입 후 최초 6개월을 제외하고 한 차례 이상 기준지수가 가입시점의 지수보다 10% 이상 오르면 연 12%의 수익을 지급하며, 6개월마다 지수를 체크해 가입시점과 같거나 높으면 6.0%의 수익을 준다.

HSBC은행 측은 “원유가가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고액 투자자들의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식, 부동산 등 전통적인 금융자산에 집중해 왔던 국내 투자자들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원자재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어 관련 금융상품의 출시가 잇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 투자할때 유의할 점

○장신구 투자하면 마진 적어

금에 직접 투자하려면 반지 목걸이 등 가공된 장신구보다 가공하지 않은 ‘포나인’(순도 99.99%)을 금괴로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가공된 금은 가공비용와 유통마진이 포함돼 비싸게 사도 싸게 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포나인 제품(1kg 기준)은 은행이나 전문 도매점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신한은행이 상시적으로 취급하고 있으며 몇몇 은행은 특판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금 판매가격은 종로 도매시장 시세보다 돈쭝당 3000원 정도 비싸다. 국제 기준가격보다 매입가는 5% 높고 매도가는 5% 낮게 책정되기 때문이다.

○국내 금값 작년 약 17% 올라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제 금가격은 온스당 518달러 정도로 지난해 연초 대비 17.8% 정도 상승했다.

국내 금가격(신한은행 골드리슈금적립 상품 매매기준율)은 g당 1만6790원대(2005년 12월 말 기준)에 고시되고 있어 연간 약 17% 올랐다.

최근 조류인플루엔자, 이라크전쟁 등이 금융시장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여 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 주식시장보다 금의 수익률이 높고, 미국 금융당국이 더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옴에 따라 금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외환보유액을 달러나 유로화뿐 아니라 금으로 보유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실물 투자 붐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에 주요국의 원자재 펀드에 150억 달러(약 15조원)의 자금이 쏠린 것으로 추산했다.

김동원 기자 daviskim@donga.com

●금값과 유가추이 비슷하게 움직여

금은 전형적인 인플레이션 헤지(위험회피) 수단이다. 이 때문에 금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또 금 가격은 유가와 매우 밀접하게 움직이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 금값 역시 오르고 유가가 숨고르기에 들어가면 금값도 다소 상승세를 멈추는 현상이 있다. 유가 상승은 곧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데 금이 이 같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위험회피의 대안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포트폴리오 다양화 측면에서 금을 주식 및 부동산과 같은 자산 중 하나로 보유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주식형 적립식 펀드와 같이 장기적으로 분할 적립 또는 매입하여 일괄 매수에 따른 리스크를 분산하는 것도 재테크 방법 중 하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금 등 원자재에 투자할 때는 비록 실물 가격이 올라도 원화가치가 상승하면 돌려받는 돈이 적어지므로 ‘환 위험’ 회피 등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