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시작됐다. 2005년은 다른 해와 달리 증시에서 개인투자자가 큰 성과를 거뒀다. 증권선물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투자자는 증시에서 직접 투자를 통해 53조 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집중 투자한 중소형주의 주가가 많이 올라 모처럼 증시에서 개미들이 활짝 웃는 한 해가 됐다. 하지만 지난해의 기쁨은 과거의 일이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돼 투자자들은 증시에서 다시 한번 비정한 정면승부를 벌여야 한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가 올해도 좋은 성적을 올리려면 주식과 투자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떤 자세로 투자해야 할까. 개인투자자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고 도와 주는 각 증권사 베스트 지점장들로부터 투자자에게 권하는 조언들을 들어 봤다.》
◇‘언제 사느냐’보다 ‘언제 파느냐’가중요
우리투자증권 이병관 올림픽WMC센터장은 손절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성공한 투자자와 실패한 투자자의 가장 큰 차이는 ‘언제 사느냐’가 아니라 ‘언제 파느냐’이다”라며 “실패한 투자자는 대부분 ‘이 종목은 손해를 봤기 때문에 절대 팔 수 없다’고 고집을 부린다”고 지적했다.
◇강세장 판단되면 망설이지 말고 뛰어들자
메리츠증권 김현중 메트로금융센터 지점장은 “강세장에서는 망설이지 말고 시장에 뛰어들라”고 조언했다. 주가가 많이 오르는 강세장에서 소심한 투자자들은 ‘한 달 전에만 샀어도 훨씬 싼 가격에 살 수 있었는데…’라며 주저하게 된다. 주가가 조금 올랐더라도 강세장이라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진입하라는 것.
◇대박의 추억에 젖어 무모한 꿈 꾸지 말자
현대증권 장윤현 개포지점장은 “과거 대박의 추억에 젖어 무모한 꿈을 꾸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대박을 꿈꾸다 보면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테마주에 손을 대고, 분산투자보다 한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이른바 ‘몰빵’을 하게 된다.
◇싼 주식보다 기관선호 우량주 위주로 사라
동양종합금융증권 정진우 금융센터도곡본부점 지점장은 “가격이 싼 주식을 습관적으로 매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가격이 낮은 주식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며 “철저히 기관투자가들이 선호하는 우량주 위주로 매수하라”고 강조했다.
◇선택한 후 긴 안목으로 기다릴줄 알아야
대신증권 이순남 강남역지점장은 “일희일비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하라”고 주문했다. 기업의 가치, 특히 대형 우량주의 가치는 하루 이틀 만에 바뀌지 않는다. 따라서 한 번 선택하면 긴 안목으로 기다릴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업종 대표주 위주로 장기 투자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는 주장이다.
◇수익 나면 더 길게, 손해 나면 빨리 정리를
교보증권 박준서 광주지점장은 “투자자 대부분이 손해가 나면 장기 보유하고, 이익이 나면 주식을 팔아버린다”며 “이런 습관부터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익이 나면 더 길게 보유해 수익을 증대시키고 손해가 나면 빨리 주식을 정리해 손실을 줄여야 한다는 것.
◇이것저것 갈아타지말고저축하듯 해야
삼성증권 이상대 개포지점장은 “주식 투자를 저축하는 기분으로 하라”고 말했다. 하루하루의 시세에 연연해 이 종목 저 종목을 자꾸 갈아타는 것은 전형적인 실패의 지름길. 대신 여윳돈이 생기면 경영 성과가 뛰어난 기업에 꾸준히 장기 투자하라는 것이다.
◇매매일지 기록해 나만의 전략 완성을
대한투자증권 진미경 광장동지점장은 “매매일지를 기록하라”는 이색 주문을 했다. 그는 “하루하루 매매일지를 기록하다 보면 언제 자신이 수익을 실현했고 언제 손절매를 했는지를 복습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복습을 하면 자신만의 투자전략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것.
◇소문-테마에 휩쓸리지 말고 기업분석을
대우증권 김종태 도곡동지점장은 “공부하는 투자자가 돈을 버는 시대가 됐다”며 “소문이나 테마에 휩쓸려 가격만 따라 매매를 하기보다 철저히 업종 전망과 기업 분석에 근거해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욕심과 조급증 버리고 투기적 매매 말길
SK증권 박용선 종로지점장은 “욕심과 조급증을 버려라”고 제안했다. 욕심이 클수록 단기 급등락을 반복하는 종목에 투자하게 되고 미수(외상)거래 등 투기적인 매매를 반복하게 된다. 특히 손해를 본 투자자들은 빨리 그 손해를 만회하려고 다시 투기적인 매매에 뛰어드는 악순환에 빠진다.
◇냉정하게 원칙 지키는기계적인 사람 되자
한화증권 송진호 강남지점장은 “감정에 의한 매매는 피하라”고 강조했다. 감정에 따라 증시를 대하다 보면 객관적으로 시장을 파악할 수 없게 된다. 주식 투자는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 잘하는 것이 아니라 냉정하게 원칙을 지킬 수 있는 ‘기계적인 사람’이 잘한다는 게 송 지점장의 주장이다.
◇늘 최악상황가정해 빚내 투자는 말아야
한국투자증권 김규용 광화문지점장은 “투자자는 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시는 많은 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큰 손실을 입을 수도 있는 곳. 아무리 좋아 보이는 기업이라도 최악의 상황을 생각한다면 빚을 내 투자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그는 “무리한 투자를 할수록 손해 볼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