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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아빠가 보내는 추억 아들엔 이색 별미로

입력 | 2006-01-17 07:09:00


“정현아, 이거 먹고 힘내라, 내가 어릴 때 먹던 과자란다.”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 김상훈(51) 씨는 지난해 연말 전방 부대에 근무하는 아들(20)에게 ‘추억의 불량식품’이란 위문품을 보냈다. 김 씨 아들은 최근 편지를 보내 “연말 위문품 가운데 인기가 최고였다”며 “몇 개 더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

부산체신청이 연말연시와 설 명절을 맞아 국토방위에 여념이 없는 장병에게 위문품으로 보낼 수 있는 과자를 모아 만든 종합선물세트 ‘추억의 불량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선물세트는 군대생활을 하고 있는 20대 초반 청년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 학교 앞 문방구 등에서 쉽게 사먹을 수 있던 쫀득이(고구마를 삶아 말린 것), 쫄쫄이, 라면땅, 별사탕, 호박꿀, 달고나 등 60여 개의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어린시절의 아련한 향수를 느끼게 하는 상품에서부터 신세대 군인이 좋아하는 초코파이, 영양갱, 땅콩카라멜과 종합밴드, 종이사진액자 등도 포함돼 있다. 9900 원, 1만2000원 등 2종류가 있다.

이 세트는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부산, 울산, 경남 지역 우체국에서 1만여 개가 팔려 1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우체국에서 이 상품만을 특별히 홍보한 것도 아닌데 입 소문이 퍼지면서 군에 아들을 보낸 부모나 친구, 애인 등으로부터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일부 고객은 우체국에 갔다가 가격이 저렴한 것을 알고 고향 집이나 애인과 친구 등에게 선물로 보낸다.

부산시청 직원인 하호점(35) 씨는 “상품이 독특해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에게 사 줬는데 너무 좋아하더라”면서 “맛 보다는 향수를 겨냥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세트는 지난해 부임한 설정선(薛正善) 부산체신청장이 군 복무중인 직원의 아들에게 이런 과자를 모아 선물로 보냈다가 의외로 반응이 좋자 본격적인 상품으로 개발했다.

그동안 직접 방문구매만 가능했던 이 세트는 20일경부터 인터넷우체국(www.epost.go.kr)을 통해서도 판매할 예정이다.

납품을 담당하고 있는 상인 최은주(36·여) 씨는 “관련 상품을 구하기 위해 전국 각지를 돌아다녔다”며 “경기가 안좋고 옛날 생각이 나서 그런지 의외로 찾는 고객이 많다”고 밝혔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