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해 전 세계를 경악하게 했던 러시아 국영가스공사(가스프롬)가 올해 세계적인 에너지 메이저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세계 최대의 가스회사인 가스프롬은 올해 주식시장 상장을 통해 서방 기업보다 저평가돼 있던 기업 가치를 되찾고 대규모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울 예정이기 때문이다.
알렉세이 밀러 가스프롬 회장은 15일 “올해 초 주식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회사가치가 2100억 달러(약 207조6690억 원) 이상으로 뛸 것이라고 자신했다. 2005년 12월 현재 가스프롬의 기업가치는 1620억 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가스프롬 주식은 12일 러시아 증권거래소에서 주당 8.53달러(약 8400원)에 첫 거래가 시작됐다. 로이터통신은 3월 중순에는 가스프롬의 이름이 정식으로 러시아주가지수(RTS)에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가스프롬 주식은 영국 런던 주식시장에서 일부 거래됐지만 러시아 국내에서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가스프롬의 현재 기업가치는 전 세계 에너지 메이저 기업 중 미국의 엑손모빌(3750억 달러)과 영국의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2370억 달러), 네덜란드의 로열더치셸(2230억 달러)에 이은 4위 규모. 하지만 이르면 연내에 BP와 로열더치셸을 제치고 2위로 도약할 전망이다.
러시아 정부가 가스프롬과 국영석유공사(로스네프티)의 합병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로스네프티 역시 올해 중반 런던 주식시장에서 기업공개(IPO)를 할 예정. 현재 로스네프티의 기업가치는 500억∼580억 달러로 추산되고 있는데 기업공개 후에는 150억 달러 이상 더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