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17일 밤 비밀리에 중국 베이징(北京)을 다시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힐 차관보는 도쿄(東京·10일), 서울(11일), 베이징(12일)을 거쳐 베트남에 머무르고 있었다.
힐 차관보는 18일 베이징에서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金桂寬) 외무성 부상과 양자 접촉을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귀로에 오른 직후 힐 차관보가 지난해 7월처럼 김 부상을 만나기 위해 급히 베이징에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가 베이징을 다시 방문해 북측과의 접촉에 나선 것은 6자회담의 재개 방안, 특히 북-미 간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북한의 달러화 위조 의혹에 대한 김 위원장의 생각을 마지막으로 탐색하고, 미국 측의 최종 입장(bottom line)을 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힐 차관보와 북측의 접촉은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의 ‘조용한 중재’ 속에 극비리에 준비돼 왔다고 베이징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대해 주한 미 대사관 관계자는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남부 경제특구를 시찰한 김 위원장은 방중 8일째인 17일 베이징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개혁개방과 중국의 경제지원 방안,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및 6자회담 재개 문제 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후 주석과의 회담을 마친 뒤 이날 밤 특별열차편으로 귀로에 올랐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