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수정구 태평3동 중앙시장. 16일 0시 45분경 시장에서 불이 나 점포 160여 개 중 40여 개를 태웠다. 피해액은 4억 원.
시장에서 불이 나기 40분 전에는 300m 떨어진 곳에 주차된 그레이스 승합차가 불에 탔다.
방화(放火)로 추정되는 화재가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다. 시장과 야산은 물론 지하철, 주택가, 학원, 교회 등 곳곳에서 피해가 생겼다.
▽잇따르는 방화=18일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화재 3만1644건 가운데 방화는 3317건. 2001년 이후 매일 10건 정도의 방화 사건이 발생한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752건이 발생해 2004년보다 7.3% 증가했다. 대구와 울산에서는 올해 들어 이틀 걸러 산불이 나 특별경계령이 내려졌다.
이달 들어 부산, 대구, 전남 고흥군에서 하룻밤 사이에 3∼8건의 연쇄 방화가 발생했다. 모두 반경 500m∼1km 이내에서 일어났다.
청주 서부경찰서는 18일 주택가에 주차된 승합차에 연달아 불을 낸 혐의(방화)로 구모(39) 씨를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구 씨는 16일 오후 11시 40분경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주택가 골목길에 주차된 승합차에 불을 내는 등 2시간 간격으로 승합차 2대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방화범을 조사한 결과 불을 지른 이유로는 사회에 대한 불만 또는 개인적 불만 해소(88건)가 가장 많았다. 다음은 가정불화(34건), 정신 이상(32건)의 순.
▽소방방재청 대책=방재청은 방화를 살인, 강도, 강간과 함께 ‘4대 강력 범죄’로 간주해 검찰 및 경찰과 공조 수사를 벌여 나갈 방침이다.
방재청은 화재 사고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 화재를 줄이기 위해 특별대책을 마련했다.
재래시장은 24시간 감시하고 방화범을 신고한 시민에게 포상금을 최고 1000만 원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경기대 이수정(李水晶·여·범죄심리학) 교수는 “전에는 가정불화 등 개인적 이유에 의한 방화가 많았지만 최근 방화는 경기침체나 빈부격차 실업 등 사회적 불만이 원인”이라며 “방화는 모방심리를 자극해 한번 시작되면 계속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