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지난해 서울 부산 인천 광주 충남 등 5개 지방경찰청에 ‘112 순찰차 신속배치 시스템(IDS)’을 구축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경찰청은 순찰차 1대당 똑같은 예산을 5개 지방경찰청에 배정했다. 그러나 시스템 구축 결과 충남지방경찰청의 시스템이 다른 지방청 보다 효율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연수(韓淵洙·49·경감) 정보통신1계장의 아이디어 덕분이다.》
“지난해 3월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예고가 있었고 7월에 예산(4억6800만 원)이 배정됐어요. 4개월 동안 효율적이고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지요.”
경찰청은 112 순찰차에 위치정보단말기(GPS)를 부착하도록 지시했다. 위성을 통해 순찰차의 좌표를 확인한 뒤 사건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순찰차를 출동시키기 위해서다.
한 계장은 유료인 KT파워텔망 대신 무료인 경찰전용망(TRS)을 활용하기로 했다.
경찰전용망 활용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고 알려졌지만 한 번도 시도된 적이 없었다. 이 때문에 시스템 구축이 열흘 정도 늦어져 감사를 받았다.
경찰전용망을 활용한 시스템은 순찰차의 위치를 평상시에는 20초, 돌발상황에서는 3초 주기로 파악한다. 다른 지방경찰청 보다 각각 40초와 2초 빠르다.
내부 무선망이라 보안성이 뛰어나고 KT파워텔망을 사용하지 않아 연간 1억 원 이상 절감할 수 있다.
한 계장은 시스템 구축에서 절감한 예산으로 대전의 112 순찰차 72대에 모두 네비게이션을 장착했다. 순찰차에 네비게이션을 장착하기는 처음.
대전 중부경찰서 중앙로지구대 최운우 경사는 “네비게이션에 주소가 뜬 뒤 클릭하면 최단거리로 현장에 도착한다”며 “근무지가 교체돼도 곧바로 적응이 가능하며 사건 장소와 시간, 내용이 화면에 나타나 무전기로 받아 적던 불편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한 계장은 네비게이션에 지명수배자의 사진과 전과내용, 도난차량 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다음달부터 운용할 계획이다.
그는 지난해 5월에는 민원인이 자주 묻는 민원내용 79가지를 정리해 112 전화에서 직접 안내하는 ‘경찰교환종합민원안내’ 시스템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울산과 충북지방경찰청이 활용하고 있다.
한 계장은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고 절약하는 것이 공무원의 보람 아니냐”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