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맞아 서울로 놀러온 지방 학생들이 청계광장에 있는 ‘소원 트리’ 앞에서 환한 웃음을 지으며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지난해 10월 1일 새로 단장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청계천이 첫 겨울을 맞았다. 개통 100여 일 만에 1200만 여 명의 시민들이 청계천을 다녀갔다. 청계천은 볼거리뿐만 아니라 도시 생태 복원의 모범 사례로 자리잡았다. 청계천이 주는 미덕은 도심 속 여유다.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물론 인근 빌딩 숲의 직장인들은 흐르는 물과 수초, 운치 있는 다리와 벽화를 보면서 현대 생활의 스피드를 잊는다.
청계천의 깊이는 30cm밖에 안 되지만 아직 얼지 않았다. 꽁꽁 언 도심 속 시내에서 아빠와 썰매를 타기로 약속한 아이들의 기다림은 깊어간다.
지난 늦가을 사람들의 시선을 당겼던 버들치는 돌틈 깊이 들어갔고 산책로에서 환한 미소를 짓던 구절초들도 연보라 잎을 감췄다. 그 빈자리를 고방오리 등 겨울철새들이 채워 주고 있다. 청계천의 겨울 풍경을 카메라로 스케치했다.
글·사진=변영욱 기자 c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