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봄여름 유행 컬러인 화이트의 니트와 스커트, 원피스로 연출한 화이트 룩. 순수미와 로맨틱한 분위기를 전한다. 모델: 이미희 조하얀 최은정(왼쪽부터) 스타일링: 정윤기 헤어&메이크업: 김청경 헤어 페이스 이미희의 니트와 스커트, 벨트 가방=펜디/구두=앤 드멀미스터 조하얀의 화이트 원피스와 벨트, 구두는 와이앤케이 컬렉션/귀고리=타테오시안 런던 최은정의 니트와 스커트=랄프로렌/구두=마놀로 블라닉/귀고리=체사레 파조티/시계=미셸
《최신 패션 트렌드를 들여다보는 ‘정윤기의 패션 리포트’를 매달 1회 연재한다. 정 씨는 김희애 황신혜 손예진 등 톱스타들의 패션을 만들어 온 국내 1세대 스타일리스트다. 첫 회로 ‘화이트’ ‘볼륨 블라우스’ 등 2006년 봄여름의 패션 키워드 6가지를 소개한다.》
○화이트- 순수하고 로맨틱한 화이트의 대유행
올해 패션의 핵심은 지난해에 비해 고급스럽고 절제된 여성미. ‘뉴 미니멀리즘’으로 불린다. 장식적이며 디테일을 살린 미니멀리즘이다.
특징은 ‘화이트’의 부활. 지난해 가을·겨울 블랙의 유행과 대조적으로 2006년 봄여름에는 화이트가 유행을 이끌 전망이다. 화이트는 시즌마다 거론되지만 평범하고 고루한 컬러로 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의 화이트는 소재와 디자인에 색다른 시도와 변화가 더해졌다. 면 시폰 오간자(안감으로 사용되는 얇고 빳빳한 옷감) 레이스 등 다양한 소재로 ‘믹스 앤드 매치’돼 그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화이트를 돋보이게 하는 아이템은 화이트 원피스(드레스)다. 많은 디자이너가 레이스로 디테일을 살린 화이트 원피스를 내놓았다. 화이트 원피스에 골드나 실버, 옅은 핑크의 구두를 매치하면 로맨틱한 분위기도 연출할 수 있다. 화이트 드레스에 블랙 구두는 피해야 할 아이템.
머리부터 발끝까지 화이트로 꾸밀 수도 있지만, 화이트 블라우스나 셔츠에 블랙이나 그레이 등 모노톤의 다른 컬러 아이템을 조화시켜 고전적이면서 우아하게 연출하는 게 좋다.
○볼륨 블라우스- 봉긋하게 부풀어 오른 소매
이번 시즌에 꼭 장만해야 할 것을 하나만 고른다면 둥글게 부푼 소매의 블라우스다. 러플(천에 주름을 잡아 옷의 소매와 네크라인을 장식한 것)과 프릴(러플보다 너비가 좁은 것) 장식의 블라우스가 여성스럽고 로맨틱한 느낌을 준다.
특별한 날에 볼륨감 있는 스커트와 함께 입으면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다. 단정한 스커트에 매치하면 출근복으로도 어울린다. 말끔한 슈트 안이나 캐주얼 쇼츠(짧은 반바지) 위에 입어도 좋다. 뭐니 뭐니 해도 청바지와 함께 입는 게 쉬운 방법이다. 통이 좁은 스키니진과 매치하면 블라우스의 볼륨감이 누그러지면서 화려한 블라우스도 일상복으로 입을 수 있다.
○쇼츠와 여름 부츠- 짧은 반바지로 경쾌하게
캐주얼의 간판 중 하나인 쇼츠가 이번 시즌에는 여성스럽고 우아한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길이는 다양하지만 고급스러운 소재와 디자인으로 업그레이드됐다. 무릎 길이의 쇼츠를 화려한 블라우스나 재킷과 매치하면 출근길의 동반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럴 때는 높은 하이힐과 우아한 걸음걸이를 잊지 말 것. 사이즈가 큰 스웨터나 카디건과 같이 입으면 캐주얼하고 발랄해 보인다. 다리가 길고 날씬한 이들이 쇼츠에 하얀 스니커즈를 신으면 더욱 예쁘다.
쇼츠에는 부츠도 잘 어울린다. 부츠를 겨울 아이템으로만 여기면 센스가 부족한 것이다. 가죽 소재이지만 두께가 얇은 여름 부츠들이 기다리고 있다. 펀칭 기법으로 구멍도 여러 개 만들어 통풍도 잘 된다.
○ 프린트- 화려하고 대담한 꽃무늬
화려한 가든 파티를 연상시키는 꽃무늬도 인기를 끌 전망이다. 해외의 많은 디자이너가 작품에 꽃무늬를 사용했다. 구찌의 새 디자이너 프리다 지아니니는 꽃무늬 블라우스를 스키니 팬츠와 넉넉한 쇼츠에 매치했으며 꽃무늬 드레스와 스커트도 내놓았다. 돌체앤가바나는 강렬한 레드의 큼직한 꽃무늬가 가득한 트렌치 코트와 드레스를 선보였다. 꽃무늬가 화려하기 때문에 다른 아이템은 단순한 컬러를 택하는 게 기본. 과감해지고 싶으면 무늬의 충돌을 즐길 수도 있다.
단순한 무늬가 반복되는 그래픽 프린트도 블라우스 원피스 티셔츠 등에 접목했다. 청바지나 화이트 팬츠와 함께 캐주얼 차림을 연출하면 된다. 물방울 형태의 도트 무늬나 리조트 룩을 연상시키는 화이트 앤 블루의 체크 무늬도 늘어나고 있다.
○ 포니테일 헤어스타일-하나로 묶어 깔끔하게
헤어스타일은 머리를 뒤로 넘겨 하나로 묶은 ‘포니테일’이 유행이다.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에서 모델들은 약속이나 한 듯 흐트러짐 없는 포니테일을 선보였다. 연출하기 쉬운 데다 소녀나 커리어 우먼에게 고루 어울리는 스타일이다. 분위기에 따라 묶는 높이만 조정하면 된다.
귀 위쪽으로 약간 높게 묶으면 발랄함과 귀여움이 강조되면서 캐주얼 차림과 잘 어울린다.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하는 슈트나 블라우스 차림에는 낮게 묶어 조신한 이미지를 주면 된다. 얼굴형에 자신이 있으면 가르마를 타지 말고, 자신이 없으면 옆 가르마를 탄 뒤 머리를 넘겨 묶는다. 묶은 뒤 머리카락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스타일링 제품을 바른다. 고무줄 머리끈을 사용한 뒤 고무줄이 보이지 않도록 리본 테이프 등으로 감싸면 더 깔끔해 보인다.
○ 오버사이즈- 큼직한 가방과 귀고리
‘큼직한 가방’의 유행은 여전하다. 이번 시즌에는 계절에 맞게 밝은 색과 디테일을 더한 게 특징이다. 캔버스 소재에 가죽을 덧대거나 큰 버클 장식을 달아 멋을 더했다.
액세서리도 큰 게 트렌디하다. 큰 귀고리와 길게 늘어지는 목걸이는 평소 스타일을 파티룩으로 보이게 한다. 이번 시즌에는 목걸이보다 귀고리에 관심을 가질 것. 귀고리를 한 여자의 얼굴은 ‘평소보다 1.5배 예뻐 보인다’는 속설이 있다. 렌즈가 얼굴의 반을 가리는 오버사이즈 선글라스도 필수 아이템.
허리선을 잘록하게 조인 아이템이 대거 등장하면서 벨트는 빼놓을 수 없는 액세서리가 됐다. 이번 시즌에는 벨트의 두께와 상관없이 원피스, 블라우스, 트렌치 코트, 셔츠 등 어디에나 벨트를 매 보자.
글=정윤기 스타일리스트 intrend07@yahoo.co.kr
사진=변영욱 기자 c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