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테너 이동규(데이비드 리·27·사진) 씨가 2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프란시스코 비냐스 국제성악콩쿠르에서 대상(1위)을 비롯해 6개 부문을 석권했다. 이 콩쿠르는 1985년 소프라노 조수미 씨가 대상을 수상했던 대회다.
이 씨는 500여 명의 출전자 중 17명이 겨룬 최종 결선에서 대상 외에도 최고 카운터테너상, 오라토리오상, 바르셀로나 리세우 오페라극장상, 마드리드 왕립오페라극장상, 스페인 최고축제상 등 특별상 5개를 휩쓸었다.
특히 이 씨는 최종 진출자 중 유일하게 오라토리오 부문 응시자로 오페라 부문 가수들을 제치고 대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신예 ‘카운터테너’(훈련을 통해 여성의 음높이로 노래하는 남자 가수)로 세계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 씨는 1999년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콩쿠르에서 최연소 입상했고 2000년 미국 아스펜 오페라단의 오페라 ‘골렘’에 주인공으로 등장해 찬사를 받았다.
선명회 합창단에서 4년간 활동하다 중학 1학년 때 캐나다로 유학을 가 독학 끝에 밴쿠버 음대에 입학했으며 이후 캐나다와 미국 오페라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 왔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