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노인을 도와 못 다한 효도를 하고 싶습니다."
매달 받는 국민연금을 3년째 전액 독거노인에게 기부하는 등 노인돕기에 앞장서는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경기 김포시에 사는 송래형(63) 씨.
그는 "어릴 때 돌아가신 아버지와 형편이 어려워 제대로 모시지 못한 채 눈을 감은 어머니가 눈에 밟힌다"며 힘겹게 살아가는 노인을 돕고 있다.
송 씨는 정년퇴임을 몇 달 앞둔 2003년 1월 자신이 받을 국민연금 총액의 절반인 800만 원에 회갑 축의금을 보태 1000만 원을 아름다운재단에 기탁했다.
"국민연금의 절반을 회사에서 내줬는데 해택을 모두 받기가 미안했다"며 "어려운 노인이 최소한 생계걱정 없이 사셨으면 좋겠다"고 그는 말했다.
송 씨의 기부금으로 만든 '은빛겨자씨 기금'의 절반은 사회복지기관 지원금으로, 나머지는 고령자를 위한 일자리 창출 기금으로 쓰인다. 1만여 명이 후원해 지난해 말 현재 2억1000만 원이 조성됐다.
그는 또 연금의 1%를 떼어 어려운 노인을 돕자는 '국민연금 1% 나눔운동'을 벌이면서 안구기증과 시신화장을 서약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 초청으로 19일 총리공관에서 열린 '이웃사랑 실천자' 간담회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교통안전관리공단의 교통분담금 중 제대로 환급되지 않는 680억 원을 불우이웃 돕기에 쓰자"고 제안했다.
송 씨는 또 다른 봉사를 계획하고 있다. "부모님이 안 계시면 혼자 사는 노인을 제 부모 모시듯 보살펴야 하지 않겠냐"며 "가칭 '불효자 클럽'을 만들어 볼까 생각 중이다"고 밝혔다.
김재영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