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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올 세계전략…‘자신만만’ ‘야심만만’

입력 | 2006-01-24 03:10:00


‘이젠 미국시장에서도 중형차가 주력이다.’

국산 차로 미국 시장을 두드린 지 20년. 한국의 자동차 수출이 크게 변하고 있다.

더는 소형차만으로 승부하지 않는다. 적어도 미국 시장에서는 중형차와 대형차가 팔리기 시작했다.

○“미국에선 중대형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준중형차 ‘아반떼 XD’(수출명 엘란트라)를 11만6300여 대 팔아 꽤 재미를 봤다.

하지만 올해는 이 차의 판매 목표를 10만6000대로 줄여 잡았다. 대신 지난해 13만300여 대를 판 중형차 ‘쏘나타’의 판매를 17만2000대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형차 쪽이 부가가치가 높은 데다 중·대형차를 선호하는 미국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마케팅을 쏘나타에 집중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유럽에서는 인도 공장에서 생산하는 ‘아토스’의 판매를 지난해 3만6300대에서 올해 4만1000대로 늘리기로 했다. 도로가 좁고 국제유가에 민감한 유럽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한 결과다.

현대차는 이처럼 세계 각 지역 소비자의 취향을 고려한 ‘맞춤 판매’를 올해 핵심전략으로 선택했다.

○미국은 중·대형, 유럽은 소형차 공략

현대차의 올해 판매 목표는 268만7000대. 이 가운데 76.6%인 205만9000대를 해외에서 팔 계획이다. 지난해 해외 판매량은 전체 판매량 233만7000대의 75.6%인 176만7000대.

해외 판매를 늘리기 위해 미국 시장에서는 중·대형과 레저용 차량(RV)의 비중을 높이고 유럽 시장은 준중형 및 소형차로 공략할 방침이다.

올해 미국시장 판매 목표 53만2000대 중 쏘나타, 그랜저 등 중·대형차의 비중이 38%(20만4000대)로 가장 높다. 소형(준중형 포함)차량과 RV의 판매 목표 비중은 각각 32%(17만 대)와 30%(15만8000대).

1986년 소형차 ‘엑셀’로 미국 시장을 두드린 이후 현대차가 중·대형차의 판매 비중을 소형차보다 높여 잡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작고 싼’ 차에서 ‘크고 좋은 차’로 브랜드 이미지를 바꿔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유럽시장에서는 소형차와 디젤 모델이 주력 차종이다. 올해 1분기에 신형 ‘베르나’의 디젤 모델을 유럽시장에 선보이는 것을 비롯해 싼타페, 쏘나타 등의 디젤 모델도 잇달아 내놓는다.

○환율이 가장 큰 장애

국내 자동차 업계가 올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환율이다. 달러화 약세(원화 강세)는 곧바로 매출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환율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해외공장 생산을 늘리는 쪽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지난해 미국, 터키, 중국, 인도 등 해외 공장에서 63만6300여 대를 생산해 팔았으며 올해는 작년보다 44.9% 늘어난 99만2000대를 해외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올해는 미국 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고 인도 공장 생산량은 지난해 25만 대에서 28만 대로 늘어난다. 인도 공장은 올해 2분기부터 2교대에서 3교대로 생산방식도 바꾼다.

수출 지역도 동유럽, 중동, 중남미 등으로 다변화하고 결제통화를 미국 달러 일변도에서 탈피해 다양하게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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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