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자료 사진
아니, 저 선수가 왜 저 나라 유니폼을?
올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메이저리거들이 참가하는 국가 대항전이다. 그런데 고개가 갸웃해진다. 몇몇 선수들은 뜻밖의 나라 대표로 출전하기 때문이다.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 노마 가르시아파라(LA 다저스), 마크 멀더(세인트루이스·오른쪽 사진), 마이크 피아자(전 뉴욕 메츠·왼쪽 사진)…. 메이저리그의 대표 스타플레이어인 이들은 모두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인이다. 그러나 이들 중 정작 미국 유니폼을 입는 것은 로드리게스가 유일하다.
이는 WBC의 특별 규정 때문. 선수는 자신의 현 국적 또는 태어난 곳, 그것도 아니면 부모 중 한 명의 국적(전 국적 포함) 중 자신이 출전하고 싶은 나라를 선택할 수 있다.
최근 구설에 오른 것은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2520만 달러) 선수 로드리게스다. 그는 뉴욕에서 태어났지만 부모의 고향은 도미니카공화국이다. 그는 얼마 전 발표된 예비 엔트리에서 두 나라 모두에 이름을 올렸다.
아내는 미국을, 부모는 도미니카공화국을 선택하라고 했다. 처음 도미니카공화국으로 출전하겠다던 그는 출전하지 않겠다고 말을 바꾸더니 결국 미국 대표로 출전하기로 했다. “어느 쪽을 선택했어도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말을 남긴 채.
역시 부모가 멕시코 태생인 가르시아파라는 멕시코 대표로, 이탈리아계 미국 이민 3세인 피아자는 이탈리아 대표로 출전한다.
규정의 덕을 가장 톡톡히 보는 나라는 네덜란드다. 네덜란드는 세계 야구의 변방인 유럽 국가. 그러나 애틀랜타의 강타자 앤드루 존스가 네덜란드령 쿠라카오 섬, 수준급 투수 시드니 폰슨(세인트루이스)이 네덜란드령 아루바 섬 출신이다. 좌완 에이스 멀더도 부모의 나라 네덜란드로 출전하기로 해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