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陳水扁·사진) 대만 총통이 춘제(春節·설)인 29일 또다시 대만 독립카드를 들고 나와 중국과 대만 야당을 자극했다.
천 총통은 이날 고향인 타이난(臺南) 현에서 지방 인사들을 만나 “국가통일위원회를 해체하고 국가통일 강령을 폐지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며 “이를 통해 대만 주체의식을 고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가통일위 해체와 함께 1일 신년사에서 거론했던 대만 명의의 유엔 가입, 신헌법 초안 마련 및 내년 국민투표 실시를 올해 3대 시정 목표로 제시했다.
국가통일위는 1990년 민주, 자유, 균부(均富) 원칙에 의거해 양안관계 발전을 도모하고 중국 통일을 촉진하겠다는 뜻으로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에 의해 총통부 자문기관으로 설치됐다.
국가통일위가 1991년 만든 국가통일 강령은 ‘하나의 중국’ 원칙 아래 중국의 대만 정치실체 인정→교류 접촉→통일 협상 등 3단계 통일 방안을 제시한 것.
대만 야당들은 대만 국시(國是)에서 통일을 삭제하는 것은 양안 긴장을 더욱 부추기는 것이라고 비난했고, 전문가들은 천 총통이 지난해 12월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국면전환용으로 독립 카드를 내민 것으로 해석했다.
중국은 설 연휴여서 공식 방침을 내놓지 않았으나 관영 언론들은 천 총통의 발언과 야당의 반발을 즉각 보도했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