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고국의 축구팬들에게 멋진 골로 선물을 한 김동진(24·FC 서울)과 이천수(25·울산).
29일 홍콩 스타디움에서 열린 칼스버그컵 4개국 축구대회 한국-크로아티아전.
왼쪽 윙백 김동진은 통렬한 30m짜리 중거리 선제골을, 오른쪽 날개 이천수는 바람처럼 상대 수비진을 돌파하며 쐐기골을 낚아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김동진은 전반 35분 하프라인에서 백지훈의 공간 패스를 받아 미드필드 좌중간까지 치고 들어가다 틈새가 보이자 거침없이 왼발 슛을 날렸다. 김동진이 기습적으로 슛한 볼은 마치 크루즈미사일처럼 날아가 네트 오른쪽 하단에 꽂혔다. 김동진의 국가대표팀 간 경기(A매치) 2호골. 김동진은 2004년 12월 19일 독일과의 평가전에서 벼락같은 왼발 중거리포로 자신의 A매치 첫 골을 기록한 뒤 1년 1개월여 만에 골 맛을 봤다.
특히 이날은 1982년 1월 29일생인 김동진의 24번째 생일이어서 기쁨 두 배.
후반 4분엔 이천수의 발끝이 불을 뿜었다. 이운재의 골킥을 이동국이 트래핑한 뒤 밀어주자 오른쪽 공간으로 파고들던 이천수가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대각선 땅볼 슛을 때렸고 볼은 골문 왼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천수 역시 ‘본프레레호’ 시절이던 2004년 9월 8일 베트남과의 월드컵 2차 예선에서 그림 같은 프리킥을 성공시킨 뒤 1년 4개월여 만에 A매치에서 골 맛을 봤다. A매치 통산 기록은 54경기 6골.
김동진은 “치고 들어가다 줄 데가 마땅치 않아 그대로 슛했다. 거리가 너무 멀어 들어갈지는 확신하지 못했다”며 “수비수로서의 역할에 중점을 두고 공격 기회가 오면 적극 가담하겠다”고 말했다.
이천수도 “아드보카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첫 골을 터뜨려 기쁘다. 항상 첫 골을 넣는 게 문제인데 이제부터는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동진과 이천수는 30일 훈련에서도 내내 밝은 표정이었다.
홍콩=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