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딜런이 40여 년 전에 노래한 것처럼, 시대는 변하고 있다.
현재 비(非)히스패닉 백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세대가 미국 인구의 60%가 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비히스패닉 백인은 2050년에는 미국 인구의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학생 10명 중 9명이 공립학교를 다닌다. 10년 내에 공립학교 학생 가운데 백인은 50% 이하가 될 것이다.
공립학교 등록자 수의 급격한 변화는 백인이 이탈해서가 아니다. 하버드대 ‘민권 프로젝트’의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는 인종 간 출산율 차이와 연령 구조, 대규모 비(非)백인 이민자의 유입으로 인구 구조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인들은 점점 나이 들어가고, 결혼 연령은 더 늦어지므로 가족의 수가 더 줄어든다. 이런 변화는 분명 계속된다.”
그러면 이미 공립학교 학생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흑인과 라틴 아메리카계 학생들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이들은 미국 사회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밥 딜런이 처음 무대에 등장했을 무렵에는 젊은 남녀가 남부럽지 않은 삶을 꾸려가기 위해서는 에너지와 꿈, 고교 졸업장이면 충분했다.
지금 시대에서는 중산층으로 살려면 대학 졸업장이 사실상 필요조건이다. ‘민권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게리 오필드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이렇게 전했다.
“중등과정 후의 교육을 받은 아이들만이 일정 수입을 유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해마다 수입이 떨어진다. 라틴계 아이들의 12분의 1, 흑인 아이들의 6분의 1만이 학사 학위를 취득한다.”
미국 교육에서 일어나고 있는 더 이상한 일 가운데 하나는 고교에서 학생들의 실종이다. 샌안토니오 익스프레스 뉴스는 지난해 3월 지역 연구협회의 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텍사스고교 신입생의 3분의 1 이상이 교육 과정에서 사라지거나 혹은 4년 내에 고교 졸업장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같은 달 LA타임스는 17세의 낸시 메자 양을 인터뷰했다. 그는 루스벨트고교에 입학하자마자 수십 명의 친구를 사귀었다. 그러나 4년 뒤 졸업사진을 찍기 위해 모였을 때 낸시 양의 친구는 단 4명만이 남아 있었다. 나머지 친구들은 대부분 중퇴했다.
이것이 미국 사회에서 간과되고, 잘 보도되지 않는 위기다. 아이들이 대학을 준비하기는커녕 가난한 흑인과 라틴계 청소년이 많이 거주하는 대도시 지역의 고교는 학생들을 떠나보내고 있다. 아이들이 무지(無知)의 황무지로 사라져 간다.
미국에서 9학년에 올라가는 모든 학생의 3분의 2, 모든 흑인 및 라틴 계열 학생의 단 50%만이 4년 뒤 정상적으로 고교를 졸업한다.
공립고교에서 일어나는 이런 일들은 학생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에도 비참한 일이다. 오필드 교수는 “슬픈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전무하다”고 말했다.
고교를 중퇴한 청소년들이 정규직을 얻기란 쉽지 않은 일이며, 혹 풀타임으로 일한다고 해도 가난을 벗어나기 어렵다. 이들은 결혼도 여의치 않을 것이고, 남부럽지 않은 가정을 갖고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나 라틴 아메리카계 소년의 경우 감옥에서 생을 마칠 확률이 훨씬 더 높다.
이런 아이들은 21세기 미국의 새로운 리더가 될 수 없다. 그들은 단지 생존을 위한 험난한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밥 허버트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