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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345억→2005년 4000억…디지털 음악시장 “룰루랄라”

입력 | 2006-02-02 03:14:00


《가수 윤도현의 노래 ‘사랑했나봐’는 지난해 인터넷과 휴대전화 등 온라인을 통해서만 2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해 이 곡의 디지털 음원(音源) 내려받기(다운로드) 횟수는 177만 7271건으로 1위였다. 음반 제작사인 서울음반 측은 “이 노래의 디지털 음원 판매 수익이 이 곡이 담긴 오프라인 음반 판매 수익보다 많았다”고 말했다.》

디지털 음원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개인용 컴퓨터(PC)나 휴대전화, MP3 플레이어 등으로 음악을 듣는 것이 갈수록 보편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SKT나 KTF 등 이동통신 사업자와 벅스, 맥스MP3 등 온라인 유료 음악사이트들의 음원 쟁탈전도 이런 추세에 발맞춰 본격화되고 있다.

○왜 디지털 음원인가

디지털 음원은 음반 CD에 비해 제작비가 상당히 적다. 파일로 존재하기 때문에 CD 가공비용이나 앨범 재킷 디자인, 인쇄비가 들지 않는다. 인터넷에서 내려받으면 돼 유통비용을 따로 쓸 필요가 없다.

노래 듣기 말고도 휴대전화 통화 연결음이나 벨소리, 홈페이지 배경 음악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음반기획사와 소비자, 온라인 음악 사업자의 욕구가 맞아떨어지면서 디지털 음원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대표적인 인터넷 무료 음악 내려받기 서비스였던 소리바다의 개인 파일 공유(P2P) 서비스가 지난해 11월 중단되고, 대형 음악사이트 벅스가 같은 해 9월 유료화된 것도 디지털 음원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디지털 음원을 잡아라!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2002년 1345억 원이던 국내 디지털 음원 시장은 2003년 1850억 원, 2004년 2014억 원으로 커졌다.

지난해에는 4000억 원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반해 오프라인 음반 시장은 2002년 2861억 원에서 2004년 1338억 원으로 반 토막이 됐다.

국제음반산업연맹(IFPI)도 지난해 세계 디지털 음원 시장 규모가 2004년보다 3배 정도 늘어난 11억 달러(약 1조1000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시장은 휴대전화 벨소리나 통화 연결음 등 ‘파생상품’의 매출 비중이 90%에 달한다. 온라인 음악 사업자들이 디지털 음원 확보에 ‘다걸기(올인)’하는 이유다.

SKT는 지난해 400억 원 규모의 음악 펀드를 조성하고 국내 1위사인 서울음반을 인수했다.

맥스MP3는 지난해 12월 스튜디오를 열고 신인가수 발굴과 음반제작에 뛰어들었다. 현재 SKT의 음악사이트인 ‘멜론’은 85만 곡, KTF의 ‘도시락’은 50만 곡 정도의 음원을 갖고 있다.

인터넷에서만 듣고 내려받을 수 있는 한두 곡짜리 ‘디지털 싱글’도 크게 늘고 있다.

삼성전자 휴대전화 애니콜의 광고 배경음악인 이효리의 ‘애니모션’, 김종국 SG워너비 등 4명의 인기가수가 모여 만든 프로젝트 그룹 ‘빅 4’의 ‘언터쳐블’ 등이 대표적인 예.

이 디지털 음원들은 모두 수십 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