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를 천직(天職)으로 알고 묵묵하고 성실하게 근무하고자 했지만 제 형편에 더는 버티기가 어려워 부득이 사직하고자 합니다.”
올해로 검사 생활 6년째인 청주지검 형사1부 김찬학(金燦學·41·사시 40회·사진) 검사가 어려운 가정사로 검찰을 떠나면서 아내에 대한 사랑, 검사로서의 자긍심 등을 담은 A4용지 3장 분량의 사직서를 1일 법무부에 제출했다.
김 검사는 오랜 병환으로 병석에 누운 아버지와 2년 전부터 근육질환으로 투병 중인 아내의 간병을 위해 검찰을 떠나게 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김 검사는 사직서에서 “결혼 후 전셋집을 구할 형편이 안 돼 3대가 같이 살게 됐지만 기꺼이 시집살이를 하겠다고 한 아내가 고맙다”고 적었다.
그는 “임관 후 승용차를 구입하고 유지할 형편이 안 돼 마을버스로 출근하면서도 검사라는 직업에 대한 긍지와 사명감을 가졌다”며 “사건을 처리할 때도 사건 당사자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노력하며 묵묵히 검사생활을 했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이어 “2003년 근육이 굳는 질환을 얻은 아내의 병세가 점점 심해졌고 정기적인 치료와 요양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아내의 치료를 위해 정든 조직을 떠날 수밖에 없는 심정을 이해해 달라”고 글을 맺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