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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님! 한말씀]UBS증권 안승원 전무

입력 | 2006-02-02 03:19:00


《개인투자자에게 있어 외국인투자가는 짝사랑 상대와 같다. 마음을 종잡을 수 없는 데다 상대방의 행동이 자신에게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매매 동향에 속지 마세요. 외국인은 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아요. 파는 외국인이 있다면 사는 외국인도 있어요.”

UBS증권 서울지점의 안승원 전무는 이같이 조언했다.》

○ 외국인 매매동향 속지 말아야

안 전무는 UBS증권 서울지점의 증권영업 부문 최고책임자이자 홍콩 대만 중국 등 동북아 증권영업 부문 최고책임자이다. 이런 점에서 그는 외국인의 마음과 투자 행태를 상당 수준까지 아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UBS증권은 5년째 한국에서 외국인의 주식 거래를 가장 많이 중개하고 있다. 지난해 중개한 거래금액은 47조3100억 원으로 전체 외국계 증권회사 중개 물량의 14.6%에 이른다.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들은 성격이 다른 여러 펀드에 투자합니다. 아시아시장 전체의 블루칩(대형 우량주)을 놓고 비중을 조절하는 거죠. 때론 라틴아메리카나 동유럽 같은 개발도상국 시장을 한 묶음으로 봅니다.”

안 전무는 “한 세력이 팔면 다른 세력이 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움직임은 한국 증시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다. 지난달 주식시장의 폭락과 반등 역시 외국인이 촉발했다. 정보가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의 움직임에 민감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물론 외국인이 정보는 더 많아요. 한국만 아니라 세계 증시의 정보와 트렌드를 더 빨리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다. 미국의 자동차부품회사 주가가 오른다면 현대모비스 주가에 관심을 갖는다. 세계 철강 시황이 좋은데도 포스코의 주가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면 다른 나라 철강회사 대신 포스코 주식에 대해 매수 주문을 낸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런 정보에 취약할 수밖에 없죠. 하지만 이런 정보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요. 바로 기업의 가치죠. 개인투자자들도 종목의 가치를 분석하고 장기 투자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 한국증시 개인투자자 비중 줄여야

한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큰 이유가 개인투자자들이 정확한 분석 없이 매매를 하기 때문이라는 게 안 전무의 진단이다.

거래소시장 거래대금 기준으로 개인의 비중은 67%나 된다. 이는 아시아 다른 국가(20∼40%)와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그는 한국에서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줄어야 하고 반면 기관투자가 비중은 더욱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전무는 “한국은 미국처럼 펀드 투자를 통해 증시의 기관 비중을 높여야 한다”며 “증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면 투자자들은 은행 이율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하며 펀드로 노후를 대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과 관련된 다른 오해로 환율 문제를 들었다.

그는 “환율 때문에 특정 국가의 주식을 사거나 파는 외국인은 거의 못 봤다”며 “환율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일반적인 생각보다 적으며 일종의 ‘보너스’ 개념”이라고 말했다.

지금처럼 달러당 원화 환율이 하락(원화가치 상승)한다고 해서 한국의 주식을 일부러 많이 사들이지는 않는다는 것.

다만 환율이 미치는 영향은 개별 기업에 따라 서로 다르므로 투자 대상을 고를 때는 면밀히 살핀다고 했다. 외화 부채가 적정 수준 있거나 원자재를 수입하는 회사라면 수출 비중이 높더라도 매수를 검토할 수 있다는 것.

안 전무는 “그런 점에서 개인투자자도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안승원 전무는…

△1967년생

△1990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경제학과 졸업

△1991년 서울증권 조사부

△1993년 프랑스계 WI카증권

홍콩지점 영업부

△1994년 영국계 BZW증권

홍콩지점 영업부

△1997년 BZW증권 서울지점

△1998년∼현재 UBS증권 서울지점

증권영업부문 최고책임자

△2005년∼현재 UBS증권 동북아

지역 증권영업부문 최고책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