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는 2004년 국내디자인팀을 사별로 분리한 데 이어 해외 각국에 있는 디자인연구소도 계열사별로 분리해 운영할 방침이다. 각각 개성을 살려 브랜드 다변화를 꾀하기 위한 조치다.
현대·기아차의 자동차는 아직 공식적인 ‘패밀리 룩’(자동차의 특정 부위가 비슷한 느낌으로 통일돼 같은 메이커임을 알리는 표시)이 없다.
그러나 최근 해외 시장에서 호평받는 현대·기아차의 디자인을 보면 ‘같고도 다른’ 요소를 찾을 수 있다.
양사의 공통 콘셉트는 머슬 룩. 그러나 표현방식은 서로 다르다.
현대차는 ‘댄디 & 엘레강스 룩’을 추구하고 있다. 곡선미는 살리되 최대한 절제해 세련미를 더한다는 것. 최근 신형 싼타페가 구형에 비해 곡선 굴곡을 많이 줄인 것이 그런 사례다. 그랜저TG의 헤드라이트에서 테일라이트까지 이어지는 완만한 옆선 굴곡이 세련된 볼륨감을 주는 것도 또 다른 사례다.
기아차는 ‘스포티 & 패키’ 스타일을 표방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운동을 많이 한 사람에게서 볼 수 있는 ‘6-pack’(복근)이나 상완삼두근(일명 삼두박근)처럼 역동적이지만 울퉁불퉁한 보디 라인으로 독특한 캐릭터 라인을 만드는 것.
뉴스포티지에서 선보인 커다랗게 돌출된 휠 펜더, 뉴프라이드의 과장된 검은색 범퍼 띠 등이 그런 사례다. 스포츠카로 튜닝한 자동차에서나 볼 수 있는 과장되고 돌출된 독특한 휠 펜더 라인으로 캐릭터 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일본 마쓰다자동차와 흡사한 분위기다.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